옛날의 나는 바름(義로움)을 몰랐습니다.
옳고 그름을 알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부모님의 말을 잘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선생님이 말하는 대로 하는 것이 옳고 그렇지 않으면 그르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고전(古典)에 있는 삶의 금과옥조(金科玉條), 성현들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학교의 교칙(校則), 회사의 규정, 나라의 법을 지키며 살면 올바르게 사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나의 언행과 삶이 사회나 집단의 관행과 관습에 어긋나지 않으면 옳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옳고 그름을 알았지 바름을 몰랐습니다.
옛날의 나에게는 바름이 없었습니다.
옛날의 나에게는 ‘옳다’ ‘그르다’ 라는 기준과 잣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기준과 잣대가 부모님이나 선생님, 읽은 책, 신앙과 수양을 통하여, 산 삶의 환경 조건에 의하여 형성되어 가진 나만의 기준과 잣대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것이 어느 가문의 ‘나’, 어느 집단(출신 지방, 학교, 신앙, 사회계층 등)에 속한 ‘나’, 한국인인 ‘나’, 아시아인인 ‘나’가 그러한 ‘나’ 나름으로 가진 것일 뿐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옛날의 나에게는 바름이 없어서 바름을 몰랐기 때문에 바르게 살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라고 하는 것이 나만의 기준과 잣대로 시비분별(是非分別)을 하는 것일 뿐 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러한 기준과 잣대에 맞게 사는 것이 바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옛날의 나는 그래서 ‘세상에는 의인(義人)이 없다’는 말의 의미를 몰랐습니다. 그러한 말을 한 이유를 몰랐습니다. 세상에 올곧게 사는 사람도 많은데 왜 그런 말을 하였을까 의아해 하였습니다.
옛날의 나는 진리인 참세상과 참세상의 원리를 몰랐고 참세상의 기준을 몰랐습니다. 그것은 참세상의 존재, 참세상인 존재가 되지 못하였기 때문임을 몰랐습니다. 진리인 참세상의 존재가 되어야 비로소 바름을 가져 바르게 산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옛날의 나는 왜 참세상의 존재가 아닌지, 왜 참세상의 존재가 되지 못하는 지 몰랐습니다. 아직 때가 아니어서 그러한 줄 몰랐습니다. 때가 도래(到來)하면 참세상의 존재가 되는 방법이 나온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때가 되어 우주와 별이 나오고 지구에 만물만상이 나오듯.
문홍순
✣ 서울대 법대
✣ 전 금융감독원 국장
✣ 현 APLO FC 그룹 고문
✣ 사단법인
마음수련회 이사
✣ 유로저널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