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체코와 폴란드에 설치할 미사일 방어체제가 관련 국에서 반발에 직면한 가운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미국에게 우방과의 긴밀한 논의를 요구했다고 일간지 디벨트가 20일 보도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공동외교안보정책 대변인과 함께 EU 순회의장국 의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미국의 자결권을 인정하지만 미사일이 유럽에 배치되고 또 유럽에 핵우산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냉전이 종결된 현재 안보환경은 매우 다르다”며 “미국의 자결권을 인정하면서도 유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EU 회원국들과 미국과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비에르 솔라나 대표도 “러시아가 나토의 구공산권 확대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관련국들과 긴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콘롤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란의 핵무장 위협 등 새로운 위협이 있다”며 “이런 위협에 적기에 대응하는 것이 매우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어 “EU 동맹국들과 긴밀한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제의 설치를 수년전에 이미 유럽동맹국들에게 알렸고 이를 추진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어 미국과 EU 회원국간에 갈등이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특히 미국의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이 2003년 이라크 침공을 앞두고 ‘구유럽’과 ‘신유럽’을 비교하면서 유럽을 비하한 예를 들며 아직도 미국은 이런 일방주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럼즈펠드는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프랑스와 독일을 ‘구유럽’이라며 많은 문제가 있는 나라라고 말한 바 있다.
<독일=유로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