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 위기로 긴축 재정에 현명한 소비가 대세
유럽 재정 위기 여파에 대한 유로존 차원에서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못하면서 유럽 8 개국의
신용 등급이 강등당하는 등 금년의 유럽 경기 둔화는 더욱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서 완벽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채로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동시에 유로존 위기, 유로 평가절하, 기업들의 구조조정 등으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소비자들은 물론 기업과 공공부문의 지출도 줄어들며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유로존의 5개 재정 취약국(PIIGS)은 자력으로 재정적자를 줄이고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져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재정 취약국의 국채 매입을 꺼리면서 국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국채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유로화 가입으로 환율 및 금리 정책을 자국 의지대로 시행할 수 없는데다
경쟁력마저 취약한 국가들은 긴축으로 인해 경기가 침체되고 재정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
(‘긴축의 덫’)으로 고전하고 있다.
이에따라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인한 경기둔화로 금년 유럽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로
실속 있는 가격, 친환경, 디지털 등 세 가지가 지목되고 있다.
KOTRA의 분석 지료에 따르면 불안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유럽 소비자들은 절대적인 구매 기준으로
가격을 최우선시하며 절약형 소비를 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EU와 각국의 친환경 및 에너지
효율화 정책으로 관련 산업과 제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디지털, 모바일 제품은
불황에도 그 인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재부상한 유럽 재정위기로 금년 EU전체의 GDP
성장률은 0.6%에 그칠 전망이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도 각각 1% 미만의 저조한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재정위기 당사국인 그리스는 -2.8%, 포르투갈 -3%, 이탈리아 0.1%의 성장이
예상돼 더 암울한 상황이다.
이에따라 유럽 소비자들은 불요불급한 제품에 대한 소비는 줄이는 반면, 생활필수품 위주로 소비
성향이 축소되고 있는 데 다가, 가격과 품질을 꼼꼼히 따져 절약과 실속 위주로 소비 형태를 이루어
가면서 개인적인 가계긴축을 높여, 회원국 내 내수 시장이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다.
특히, 유통업체들이 제조업체에 생산을 주문해 자사 브랜드를 붙인 PL(Private Label) 제품이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럽은 PL 발생지로 까르푸, 테스코를 비롯해
독일의 Aldi, 이탈리아의 Coop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PL제품으로 유명하다. 이들 제품은 유명 브랜드
상품과 비교했을 때 품질면에서 대등하면서도 가격은 평균 20~30%, 최대 50%까지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식료품 위주였던 PL 제품은 점차 미용제품, 주방용품을 비롯해 IT, 가전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라인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한, 세계 친환경 정책과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유럽은 EU 및 각국별 정책을 바탕으로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EU지침에 따라 2012년 9월 까지 백열전구의 제조·판매를 금지하고,
2016년 9월부터 에너지 효율 등급 B이하 할로겐 전구의 판매가 금지됨에 따라 대체품으로
EU회원국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전구·조명 기기가 각광받고 있다.
가정용 태양광 패널 및 모듈, 태양열 전지 등에 대한 수요도 증가 하고 있다. 친환경 발전 부문의
빠른 성장세,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정책과 더불어 높은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일반 가정의 선호 증가 때문이다.
특히, 덴마크의 경우가 흥미롭다. 덴마크 에너지청에 따르면 태양열 전지 설치 가정이 ‘11년 1월 153개에
불과했으나 ’11년 11월에는 무려 2,600가구가 태양광 전지를 구매·설치했다. 현재 대기 수요가 매우 높아
주문에서 설치까지 2개월 이상 소요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
또한 유럽은 풍력발전 세계 1위 기업인 VESTAS를 비롯해 SIEMENS와 같은 주요 기업들이 소재해 있다.
최근 영국 등 유럽 각국에서 풍력발전 신규프로젝트가 증가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플렌지,
베어링 등 우리 부품 기업들의 수출확대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한편, 디지털·모바일 분야는 불황속에서도 여전히 그 인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절약형 소비와
맞물리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한다. e-book과 같은 전자책 단말기는 크게 비싸지 않으면서 저렴한 컨텐츠
공급이 가능하고 휴대성이 높아 영국, 독일 등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Amazon의 경우 영국의 e-book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으며, 2010년 100만대, 2011년 상반기에만 80만대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는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 세계경제의 골칫거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와 같은 불안이
지속될 경우 유로존은 신용경색에 따른 투자와 소비부진으로 내수가 침체되고 교역이 위축되어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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