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통합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범여권 대통합에 난항을 겪으면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 체제로 전환될 위기에 놓이고 있다. 열리우리당은 ‘당대당’ 통합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중도통합민주당은 기득권을 포기한 채 제3지대 신당 창당과 함께 중통합(?)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전 지사와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정동영 전 의장 등은 대통합을 계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같이 범여권 대통합 사안을 놓고 중도통합민주당과 열린우리당간의 신경전이 정점에 도달해, 범여권 대통합이 더욱 더 어려워지자, DJ가 범여권 대통합에 관련된 발언 수위를 한 층 높이고 있다.
게다가 범여권 대통합이 물 건너갈 경우 중도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의원들이 탈당해 제3지대 세력에 합류에 기득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대통합은 ‘최대 위기’를 맞으며, 후보 단일화 체제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한, 범여권에서는 투표소를 읍면동 단위로까지 확대해 투표를 독려, 국민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오픈프라미어리 도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뜻하지 않은 암초에 부딪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9일 정치관계법특위 첫 회의에서 “범여권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오픈프라이머리를 강행한다고 해도 한나라당에서 헌법 소원을 낼 것이다.”는 판단를 선관위와 한나라당이 범여권 대통합을 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걸림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DJ가 범여권 대통합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초기 범여권 대통합이 난항을 겪을 때, 범여권 대선 후보 주자들이 동교동을 방문할 때마다, 이들을 통해 대통합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며 정치에 개입했다. DJ는 최근 범여권 대통합이 열린우리당은 ‘당대당 통합’, 중도통합민주당은 ‘배제론’을 주장하며 양보 없는 전쟁을 하자 다시 발언수위를 높이고 있다. DJ는 지난 9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나 “대통합에 걸림돌이 되는 지도자는 다음 총선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13일 천정배 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는 “지금은 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를 높일 때가 아니라 실천에 나설 때니 사명감을 가지고 빨리 뭉쳐야 한다”며 “국민이 범여권에 바라는 바는 대통합을 통해 한나라당과 일대일로 경쟁하라는 것이며, 그렇게 해야만 국민에게 잃은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결국 DJ는 범여권이 사는 길은 대통합뿐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참담한 패배를 당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이처럼 범여권 대통합이 좌초 위기에 있자, DJ는 절박한 심정으로 범여권 대통합을 원하고 있으며, 마지막 정치 생명을 위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DJ가 대통합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반면, 중도통합민주당과 열린우리당간의 이견 차이를 좁히지는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해체를 놓고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친노 세력 등이 중도통합민주당 박상천 공동대표와 날선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도통합민주당 김한길 공동 대표는 “대통합에 시간이 촉박한 만큼 중도통합민주당이 제3지대에서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의원들 및 시민사회세력과 함께 대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 히면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제3지대 신당 창당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열린우리당 탈당파와 중도통합민주당간의 ‘중통합’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도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의원들은 김 대표가 기득권 포기에 대해 책임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입장이며, 박 상천 민주당 대표는 열린우리당 해체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중도통합민주당 신중식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손학규 전 지사와 열린우리당 탈당파, 시민 세력 등은 김 대표가 행동으로 옮길 것인지에 대해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라며 “2∼3일 정도의 시간을 지켜본 후 다음 주 중반쯤에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혀, 김 대표가 언행일치를 할 경우 우선적으로 중통합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중도통합민주당의 행보에 따라서 범여권 중통합이 실현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도통합민주당과 열린우리당 탈당파간의 중통합이 세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중도통합민주당이 제3지대 신당 창당과 중통합을 이루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등이 합류할 것인지에 대해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손 전 지사의 한 대통합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지만, 중통합을 추진할 경우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본다. 한편, 열린우리당 사수파 의원들은 ‘당대당’ 통합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범여권 대통합이 여전히 난항을 거듭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유로저널 정치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