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벨기에에서 열린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 3차 협상 첫날 양측은 탐색전도 없이 자동차 비관세 장벽, 농산물 개방, 개성공단 문제 등에서 상대를 압박하며 ‘치열하고 팽팽한’ 설전을 벌였다.
EU측은 우선 우리측이 개선해 제시한 상품 양허 수정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EU측은 각 부문에서 한미 FTA수준의 양허를 요구하며 우리측을 압박했다. 김한수 한국 수석대표는 “EU측이 공산품 부문은 7년(내 관세)철폐까지 보면 한국 양허안이 만족스러웠으나 3년 철폐와 즉시철폐를 포함하는 조기철폐는 미국에 준 것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진다며 불만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또 농산물에 대해서는 “한국이 민감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포도주, 위스키, 돼지고기, 초콜릿, 치즈와 같은 관심품목을 미국에 비해 지나치게 조금 줬다”며 불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반론을 통해“가장 중요한 관세대상 품목을 놓고 보면 비록 즉시철폐 부분은 우리가 조금 처지지만 3년철폐를 포함하면 우리측의 양허가 우위에 있으며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의 양허안이 EU측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특히 한미간에 양허수준을 그대로 비교의 잣대로 삼는 것은 지극히 불합리하며 EU와는 한미와는 별개로 양허의 균형을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교역액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EU측으로 수출하는 물품은 무관세 비율이 50%가 좀 넘고 EU에서의 무관세 수입은 약 26%정도로 차이가 크다. 이미 무관세 혜택을 많이 받고 있는 우리로서는 당연히 현행 관세 부과 대상만을 놓고 협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EU측은 우리측 논리대로 현재 관세부과 품목만 놓고 관세철폐 비율을 산정하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U측 수석대표는 특히 역내 자동차 업계 반대가 심해 비관세부분에서 자동차 기술 등 비관세장벽 철폐가 협상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우리측은 아직 한국으로서는 개성공단 문제해결이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에 매우 중요하다고 맞받아쳤다고 김 대표가 밝혔다.
원산지 표시 문제에 대해서도 ‘메이드 인 EU(Made in EU)’형태를 인정해달라는 EU 측 요구에 대해 우리 측은 식품, 패션을 제외한 일반 공산품의 경우 소비자 보호와 정보제공 차원에서 원산지국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유로저널 서상원 기자
ekn@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