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공천 피바람’사나워진 박근혜 쌍칼 뽑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본격적인 공천심사에 들어감에 따라 당내 최대 라이벌인 親李계와 親朴계 사이에 제2차‘공천전쟁’에 따른 피바람이 불고 있다. 親李계와 親朴계 인사들이 지역구 공천권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전면전에 들어간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전체 243개 지역구 가운데 100여 곳에서 양측 간 예비후보들이 맞붙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중 가장 불꽃이 치열하게 타오를 곳은 親朴계의 텃밭이나 마찬가지인 영남지역과 親李계의 압승이 예상되는 서울 등 수도권이다. 이들 지역은‘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방정식이 통하는 곳이어서 원외뿐 아니라 현역 의원들 사이의‘공천전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특히 親朴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親李계 인사들이“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두 계파 사이의‘공천 피바람’은 피할 수 없는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공천에 따른‘親李vs親朴’사이에 부는 피바람은 이미“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내다보고 있다.
親李vs親朴계는 한나라당 최대 지지기반인 이른 바 ‘영남대전’을 앞두고 치밀한 물밑 계산에 들어갔다. 특히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긴 세월 동안 ‘맹주’임을 자처하는 영남권 지역에는 벌써부터 親李계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4·9 총선 ‘공천함수’
한나라당이 내홍에 휩싸였다. 이른 바 공천 물갈이 폭에 따른 친박계의 집단반발 때문이다.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은“과반 의석을 차지할 공천을 하겠다. 계파 안배는 없다”는 말로 친박계의 발목을 잡았다.
이명박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표가 회동을 마친 뒤 친박계 의원들 일부는 “우리 쪽 40명 중 30명은 재공천을 받게 될 것”이라는 속셈을 했다. ‘친이’ 의원은 이에 대해 “친박 의원들을 차별한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공천을 준다면 친이 의원들에게도 모두 공천을 줘야 한다. 역차별을 한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당 지지율이 50% 안팎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긴 하지만 “당이 살기 위해 개혁 공천을 해야 한다”는 논리가 친박계에게‘씨알’이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차떼기 파문’으로 당 존립마저 위험했던 지난 2004년 총선 때에는 현역의원 36.4%를 물갈이했다.
본격적인 공천작업에 들어간 한나라당호가 ‘암초’에 부딪쳤다. 이른 바 부정비리 연루자를 공천에서 배제하도록 한 당규 때문이다.
당규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 좌장인 김무성 의원도 포함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에 대해 “공천심사에 들어가자마자 공심위가 아닌 당 일각에서 특정인의 공천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의도적인 일”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당헌·당규에 따라 사법처리를 받은 사람은 공천에 배제해야 한다”는 발언이나 안상수 원내대표가 “국민의 요구와 시대정신을 담기 위해서는 깨끗한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 당규에 규정된 대로 부정·부패사건으로 처벌받은 전력자는 절대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해 7월 개정된 한나라당의 공직후보자 추천 관련 당규는 부정부패 또는 비리전력을 가진 사람은 공천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는 시효에 대한 규정이 없어 수십 년 전의 비위사실도 공천 부적격 사유가 될 수 있다.
이처럼 모호한 규정을 적용하면 공천을 받지 못하게 되는 현역의원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따라서 박 전 대표 측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공심위 출범 후 김무성 의원에 대한 표적공세가 시작된 것”이라며 “이미 지역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 의원직에 당선된 김 의원을 집중 공격하는 것은 박 전 대표 측에 대한 의도적인 봉쇄작업에 다름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3선의 김무성(부산 남을) 최고의원은 12년 전인 1996년 수뢰사건으로 벌금형을 받은데 이어 2000년에는 민주당 후보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김 의원도 “김대중 정부 때 야당 탄압을 당하면서 생긴 일인데 이를 옹호해줘야 할 당 내부에서 이런 공격을 받는 것은 억울하다”며 강력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 35명이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확정 판결을 받은 인사들의 공천 신청을 배제하겠다는 공천심사위 발표에 따라 공천배제 대상이 된 김무성 최고위원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