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박재승 ‘손’ 빌려 당권장악 성공
통합민주당이 4월 총선을 위한 공천에서 물갈이를 통해 친노·DJ 세력 배제시키고 손 학규 대표 체제에 성공했다고 주간신문 한인신문이 보도했다.
쇄신공천을 기치론 내건 ‘박재승 호’가 ‘호남 물갈이’를 강력 추진하면서,당내 지분을 가지고 있지 못했던 손 대표가 박 재승 공천 위원장의 ‘호남물갈이’를 통해 대대적인 쇄신교체에 성공해 입지를 구축했다.
호남 현역의원 9명을 교체대상은 ▲의정활동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하고 ▲금고 이상의 형에 준하는 비리·부정전력이 있거나 ▲지역 여론이 부정적이고 ▲당적변경 등 정체성이 모호한 케이스로 분류돼 컷오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지난 2월17일 통합신당-민주당이 합당한 날, 통합민주당의 당헌당규가 당 지도부에 의해 중앙위원들도 모르게 개정됐되면서, 새로운 당헌 규정에 따라 기존의 모든 중앙위원은 자동적으로 직위를 박탈하면서 이는 예견된 사항이다.
당 장악을 위한 손 대표의 고도의 계산으로 사실상 열린우리당 정세균 전 의장과 노무현 세력 등 구 민주계 인사들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였던 것이다.
또한 정치권 안팎에서는 손 대표가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과정에서 박 위원장과의 모종의 협약을 통해 박 상천대표의 힘을 빼면서 코너에 몰아 ‘외통수’를 두게 해 수도권 출마를 요구했다고 믿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과 손 대표가 서로 대립각을 보이는 것 역시 겉으로는 ‘DJ 챙기기’에 나서면서도 속으로는 통합민주당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
게다가 노무현·DJ세력들을 배제해 손 대표 측 인사들을 심어놓겠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다.
이 뿐만 아니다. 공천 탈락한 일부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낮으며 이후 당선 후 복당을 원한다고 손 대표 입장에서는 크게 반가워할리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복당은 곧 손대표의 당 장악에 장애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DJ 측근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총선에서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호남지역에서 정당이 없는 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호남 물갈이 추진 및 4월 총선이 끝남과 동시에 호남지역과 통합민주당은 손 대표 체제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는 것. 사실상 수년간 이어온 ‘호남=DJ’라는 공식을 깨고 ‘호남=손학규‘ 체제를 성립시키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기도 하다.
따라서 공천에 탈락한 박지원 전비서실장,김홍업의원,설훈의원 등 DJ 측근들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경우 DJ와 통합민주당은 결별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럴 경우 호남지역은 민주당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무소속으로 출마한 DJ 측 인사들 간의 총선 경쟁 구도가 불가피하다.
사실상 손 대표는 호남 물갈이를 통해 DJ 측 인사들과의 관계 청산과 당을 장악하기 위한 ‘세 불리기 작업’에 손해 볼 게 없다는 것. 게다가 DJ와의 관계청산이 성공하게 되면 호남의 맹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게다가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견제론이 호남지역에서 팽배한 이상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더라도 지역 표심이 크게 요동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반응이다.
공천탈락한 인사들이 무소속 연대를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정치권 안팎으로 나돌고 있지만 통합민주당을 위협할 만큼의 세력은 되지 못한다. 결국 통합민주당과의 격돌이 불가피할 경우 정치 생명도 끝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 대표는 호남 물갈이를 통해 ‘손학규 당’으로 변모시키겠다는 다부진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호남=DJ’라는 공식을 깨고 ‘호남=손학규’라는 새로운 체제를 구축, 4월 총선 이후 당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