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매번 뭔가 이뤄지고 다음으로 나가려고 하면 그들은 '타임아웃'을 부르는 완벽한 '모멘텀 킬러(momentum killer·김 빼기 선수)'다.
북핵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Hill) 미 국무부 차관보가 퇴임을 앞두고 3일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사실상의 고별 강연을 통해 대북 협상에서 느낀 소회를 이렇게 털어놨다.
힐 차관보는 강연에서 "북한은 다음 단계로 전혀 빠르게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이는 매우 좌절스러운 것이다. 농구선수가 점프슛을 하려는데 코치가 타임아웃을 선언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고 조선일보가 전했다. 북한이 핵 신고 국면에서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대가를 받고도 '시료채취' 등을 핑계로 협상을 지연시킨 행태 등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지나치게 양보한다'는 뜻으로 '김정힐'(김정일+힐)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힐 차관보지만, 그도 북한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는 " 오바마 (Obama) 행정부가 6자회담을 지속시킬 뿐 아니라, 이 지역에서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를 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또 자신의 후임자에게 당부의 말을 해 달라는 요구에 "6자회담은 플랫폼(발판)인 만큼 양자 간 또는 3자 간 회담 등을 통해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나는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노력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