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4월 9일 새벽 1시, 30억 달러 규모의 외화표시 외평채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투자자들의 큰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지난 2006년 11월 발행 이후 2년 반만의 첫 발행이고, 발행규모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4월 40억 달러 이후 최고액이다.
발행예정금액보다 4배가 많은 80억 달러 상당의 주문이 쇄도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 집중으로 당초 계획했던 10~20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증액 발행함으로써 외화유동성을 중심으로 한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계기로 불안감을 완화시켰다는 평가다.
이로써 영국 등 외신들에의해 꾸준히 제기되어온 '위기설은 낭설'인 것으로 해외 금융시장이 평가해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경쟁적으로 대규모 국채 발행을 시도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장기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치솟는가 하면 영국 등 일부 국가의 국채가 외면 받을 정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자금조달이 만만치 않은 상태에서 30억 달러의 외평채발행 성공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한국이 외환보유고에 비해 외채 규모가 크다"며 한국 경제의 위기설을 거론했던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한국이 외평채 발행을 통해 외채 상환 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진정시켰다고 보도하는 등 한국의 경제가 세계 경제 회복에 희망을 주고 있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13일자 블룸버그 통신의 아시아경제 담당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뉴욕에서 7000마일 떨어진 곳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Good News Springs Up 7,000 Miles From New York)'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최근 2개월 전과 달리 세계 경제에 뭔가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신호를 찾는다면, 한국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행된 외평채는 동일한 만기의 미국 정부채권 금리에 각각 4%와 4.375%의 금리가 추가되는 수준으로 우리나라보다 신용등급이 3단계나 높은 아부다비 정부채와 같은 수준이다. 국가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가산금리는 낮아지기마련인데, 발행주간사가 예상한 4% 후반대보다 낮게 발행됐다는 것은 해외투자자들이 그만큼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뜻도 된다.
외평채 발행 직후인 9일 종합주가지수는 4.3% 급등하고 원화가치가 달러대비해 32원이나 상승하는 등 시장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로저널 김 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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