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시아-미주대륙 잇는 FTA허브 자리 매김
한-인도 CEPA 협정 서명,개성공단 108개 품목도 모두 포함한 인도 거대 신흥시장 선점
한국은 7일 인도와 사실상 자유무역협정(FTA)과 동일한 성격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정식 서명함에 따라 총 7개 경제권과 FTA를 발효 또는 협상을 타결한 국가가 됐다.
한국은 2003년 2월 칠레와 최초로 FTA협상을 체결하고, 같은해 9월 'FTA 로드맵'을 수립하면서 FTA 허브 국가 목표에 시동을 걸었다.
거대 경제권에 대한 교두보 확보를 위해 다수국과 협상을 꾀하고,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상품 뿐만 아니라 투자, 서비스, 정부조달까지 추진한다는 것이 정부 전략이었다.
그 결과 8월 현재 한국은 칠레, 싱가포르, EFTA(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4개국), ASEAN(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10개국)의 4개 경제권과 FTA를 발효했다.
또 미국과 인도, EU 등 3개 경제권과는 FTA 협정문에 정식 서명을 했거나 협상을 완료한 상태다. EU와는 오는 9월 가서명을 하고 내년 2월께 정식 서명을 한다는 목표다.
이들 3개 경제권과 FTA가 차질없이 발효된다면 한국은 유럽(한-EU, 한-EFTA), 아시아(한-인도, 한-ASEAN, 한-싱가포르), 아메리카 대륙(한-미, 한-칠레)을 잇는 FTA허브로 자리 매김하게 된다.
EU, 미국, 인도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은 우리 기업들에게 일본, 중국 등 경쟁국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경제규모(GDP)는 14조 3천억달러(2008년 기준)로 세계 경제규모의 23.4%를 차지하는 거대경제권이며, 우리나라의 제4위 교역상대다. 특히 미국 시장은 최근 우리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한미 FTA는 시장 확대를 위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EU(세계 경제규모의 30.2%)는 헝가리, 체코, 폴란드 등 최근 EU에 가입한 신흥경제국까지 다양한 시장이 함께 공존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정식 서명한 인도는 전체 인구규모(11.5억명, 세계 2위), 경제활동 가능 인력규모 및 시장규모(구매력기준GDP 3.3조달러, 세계 4위) 측면에서 향후 세계 거대시장이 될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국가다.
더구나 인도는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와 타결하는 최초의 FTA 체결 국가로서 우리 기업이 일본, 중국 등 경쟁국 기업들에 앞서 신흥 거대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크다. 또 ASEAN과 더불어 중소기업의 주요 수출시장이기도 하다.
한-인도 CEPA가 발효되면, 인도는 우리의 수출품목 중 85%(품목 및 수입액 기준)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거나 인하하게 된다. 이는 자동차 부품, 철강, 기계, 화학, 전자제품 등 우리나라의 대인도 10대 수출품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또한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108개 품목도 한국산으로 인정받아 특혜를 누리게 된다.
한-인도 CEPA 체결로 양국간의 교역과 투자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디젤엔진, 철도용 기관차, 엘리베이터 등 향후 수출 잠재력이 큰 품목이 개방 대상에 포함되고, 대인도 투자 여건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최근 연 20% 이상 증가해 온 대인도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그간 인도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의 약진으로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을 겪어 왔으며, 작년을 기점으로 일본에도 추월당했다. 그러나 이번 CEPA 체결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이 중국 및 일본 기업과의 경쟁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인도를 BRICs 국가 중 향후 30~50년 사이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국가라며, 인도 인구 중 젊은층이 많아 중국 등 타국가들보다 고령화가 늦게 시작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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