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최근 들어 IT 산업에 대한 미래 비전과 실천 전략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IT 제조업 편향적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5일자 VIP리포트 ‘불균형적인 IT 산업, IT 서비스업 육성하자’ 보고서는 IT 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IT 제조업이 생산하는 산출물을 수요하고, 새로운 IT 제조품에 대한 유발 수요를 창출하는 IT 서비스업 역시 동반 성장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더욱이 IT 제조업과 IT 서비스업 간 불균형 성장이 심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IT 서비스업 발전은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IT 제조업의 생산은 ’2001년 108.7조 원에서 ’2008년 205.6조 원으로 연평균 9.5%씩 증가한데 반해 IT 서비스업은 ’2001년 51.1조 원에서 ’2008년 123.1조 원으로 연평균 7.1%씩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또한 IT 제조업 중 반도체, 휴대전화, LCD의 경우 한국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2007년도 기준 각각 45.1%, 23%, 46.5%를 기록한데 반해 IT 서비스업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1%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IT 산업의 불균형 성장은 한국 IT 산업의 국제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 따르면 한국의 IT 산업 경쟁력은 ’2007년도 3위에서 ’2008년도 8위, ’2009년에는 16위로 급락했다. WEF(World Economic Forum) 역시 한국의 IT 산업 경쟁력을 ’2008년 9위에서 ’2009년 11위로 2단계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Financial Times에 따르면 2008년 브랜드 가치 기준으로 한국의 IT 서비스 기업은 세계 100대 기업에 단 한 곳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Business Week지 역시 2008년도 100대 IT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LG전자(20위), LG디스플레이(26위), NHN(27위), 삼성전자(34위) 등 4개사를 포함시켰으나 이 중 IT 서비스 기업은 없었다.
ICT 서비스(방송·통신 포함)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이 선진국에 비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도 한국의 총부가가치 중 ICT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8.3%로 OECD 분석 대상 23개 국가 중 17위를 기록했다. IT 서비스업 부문의 무역적자 역시 확대되고 있다. 2006년도 IT 서비스 분야의 무역적자는 1995년의 0.7억 달러에 비해 7.7배 증가한 5.3억 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OECD 산업연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IT 서비스 투입 비중은 OECD 분석 대상 19개국 중 1995년(0.5%)15위, 2000년(0.7%) 16위, 2005년(0.9%) 14위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한 2005년 IT 서비스업의 중간수요비는 28.8%(전산업 50.7%), 중간투입비는 53.6%(전산업 70.1%)를 기록했다. 이는 IT 서비스업의 전·후방 연쇄효과가 전산업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최종 수요적 원시산업의 형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와같이 IT 서비스업이 부진한 원인은 해외 진출 가능성이 큰 IT 서비스 대기업은 그룹 계열사 관련 사업을 통해 매출을 안정시킬 수 있어 해외 진출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 실제로 IT 서비스 Big 3인 삼성 SDS, LG CNS, SK C&C의 2007년도 해외 매출 비중은 각각 2.73%, 3.55%, 0.52%의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IT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2,000 개 기업 중 대기업은 36개에 불과할 정도 중소기업이 많아 IT 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한 재정적 여력이 부족하고 , IT 서비스업만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 기관이 없어 IT 서비스업 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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