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 준비!
얼마 전에 친구가 이 메일로 보내준 재미있는 유머 중에 '신의 경지에 이른 여자'라는
말을 보면서 우리 시어머니를 생각했다.
10대 여자가 애인 있으면 ... 촉망 받을 여자
20대 여자가 애인 있으면 ... 당연지사
30대 여자가 애인 있으면 ... 얄미운 여자
40대 여자가 애인 있으면 ... 축복 받은 여자
50대 여자가 애인 있으면 ... 가문의 영광
60대 여자가 애인 있으면 ... 신의 은총 받은 여자
70대 여자가 애인 있으면 ... 신의 경지에 있는 여자
이 글에 따르면 우리 시어머니는 분명 신의 경지에 오르신 분인데...
부부 사이가 별로 좋지 않던 시어머니께서는 남편 사망 후 삼 년 연하의 남자분과 재혼을
하셨는데, 칠십이 넘으신 시어머니께서 재혼을 하셨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아,
외로우셔서 동반자를 갖기 위해 결혼 하신 것이냐고 살짝 여쭈어 보니, 동반자 이상의
결혼 생활을 하신다는 것이었다. 와우!
어쩌면 신선한 충격이었다라고 나 할까?
이런 이야기는 연예인들의 잡담란 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진대 우리 시어머니도 그러신다는
것이 고지식하던 나의 사고방식의 모퉁이를 치었었다.
"그러면 아이들은 새 할아버지를 어떻게 불러드려야 할까요?" 하고 물으니, 그 사람의
이름이 레지날드이니 '삼촌 레지'라고 부르라고 한다. 할아버지라고 부르지 말라는 뜻이다.
두 분은 자연스럽게 '허니, 달링'이라고 서로를 부르며 다정한 신혼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아이들도 삼촌 레지에게 익숙해 지고 있었다. 두 분께서는 이곳 저곳 영국내의
여행을하신 후 남아프리카에 있는 그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가셨다. 외롭게 혼자 사시는 것
보다는 젊어 보이고 친절한 남편이 있으니 시어머니 걱정을 별로 하지 않아도 되어서 차라리
좋았다.
그렇게 사 년이 지난 후 시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가셨다. 짧은 세월이나마 시어머니가 새
신랑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면 다행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시어머니의 장례식을 마친지 이삼 년도 되지 않아서 그 삼촌 레지 할아버지가 노랑머리의
멋쟁이 노인과 우리 집에 찾아오셨는데, 소개 하기를 자기의 새 신부라고 한다. 오 마이 마이......
아니 세상에, 유럽 사람은 다 이런 건가?
우리가 자기하고 무슨 관계가 있다고 부끄럽기는커녕 자랑스러운 듯 새 신부를 소개시켜
준다고 멀리 아프리카에서 영국까지 대려 온다는 말인가? 정말 믿을 수 없다 생각하면서도
두 분이 지낼 신혼 방을 정리해 드리며 편히 쉬고 가실 수 있게모셨다.
그 이후에는 레지 삼촌 할아버지와의 연락이 끊어진 듯 한데 혹시 언젠가 그분을 또 만날지
모르겠다.
그 후, 혼기를 놓쳤다며 혼자 사는 노처녀나 노총각들을 보면 나는 신의 경지에 오른 우리
시어머니와 그 삼촌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해주며 나이는 마음먹기에 따라 달렸으니 이제라도,
아니 언제라도 짝을 찾는 데는 늦은 것이 아니라며 새희망의 봄 바람을 솔솔 불어준다.
그리고 꽃샘 바람 부는 삼월을 앞둔 이월이면, 해마다 외로운 이들에게 사랑의 고백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발렌타인 데이가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외로운 그대들이여 올해도
또다시 아쉬웁게 흘려 보내지 말고 진정으로 마음속 깊이사모하는 이에게 빨간 장미 한 송이를
보내 보도록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행복을 찾은 우리 시어머니의 용기를 당신도 내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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