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국과 회담에 전제조건 속 긍정적 반응 보여
정부가 오는 9일 중국 선양에서 예정됐던 6ㆍ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북측위원회 실무진간
접촉을 민간접촉이긴 하지만 정치적인 성격을 띨 가능성이 높아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정부는 분석하고 불허했다.
특히 6ㆍ15공동선언 문제의 경우 남북당국간 대화를 통해 논의해야 할 사안이기에 양측의
민간단체간 접촉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도 남측위는 "당국간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 차원의
교류도 허용하지 않는 건 잘못된 인식"이라며 "정부가 불허해도 실무접촉을 그대로 강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전에 당국간 교류가 단절됐을 때도 민간 교류를 통해 대화가 재개된 적이
있다"며 "당국 접촉 이전에 민간교류를 차단하겠다는 건 잘못됐다"며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북한은 미국 고위급 외교관이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경우 미국이 외교의 문을 열 것이라고
제안한 지 하루만에 조건부적 회담 재개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 2월 2일자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의 지도자와 다시는 상대하지 않겠다는
이전 성명에서 한 발 물러났으나 회담 재개 이전에 9 가지 전제조건을 요구했다.
북한의 국방위는 한국이 김정일 조문 기간 동안 제대로 조의를 표하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 2010년
천안함, 연평도 두 사건에 대해 한국이 북한을 비난하는 것을 중단할 것과 한국의 대북 투자에 관한
이전 계약들을 이행 촉구, 한미 정기 군사 훈련의 중단 등 9 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북한 국방위 정책국의 리선권 대령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분명한 답을 받는다면 대화를 즉시
재개할 것이며, 완전히 파괴로 치닫고 있는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대화 재개와
관계 개선은 전적으로 한국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통일부는 이와같은 북한의 선제 조건에 대해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평화에 있어 중요한
시점에서 북한이 선전 차원의 이러한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북측이
제기한 문제들에 대해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 국방위는 지난 12월 말 한국과 세계에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며 이 대통령의 보수 정권과는 다시는 상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 정권은 2008년
이후 무조건적 대북 지원 정책을 중단했다.
한편,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 미국은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경우에만
북한 핵 교착 상태에 대한 외교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왔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과의 협상을 꺼려왔으나 비록 9 가지씩이나 되는 선제조건을 제시하면서도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캠벨 차관보의 메시지에 대한 '작은 화해의 손짓'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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