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품 거래 방지에 관한 국제협정(ACTA: Anti Counterfeiting Trade Agreement)’ 시행이 유럽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온라인상의 저작권 침해 방지와 불법 소프트웨어 차단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는 본 협정은 해적물을 온라인에 유통시키는 사람을 적발해 해당인의 정보를 공개하고 인터넷 접속을 막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인터넷 검열과 정보접근 차단을 우려하는 젊은 세대들이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나서면서, 유럽 의회 비준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도 유사한 법안인 ‘온라인 저작권침해 금지법안(SOPA)’의 처리가 반발에 부딪쳐 보류된 바 있다. 지난 11일 독일 베를린, 뮌헨 등에서 4만여명이 ACTA 협정 반대 시위에 참여했으며,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 벨기에 브뤼셀 등 10여 개 유럽도시에서도 수천 명이 ACTA 협정 반대 시위에 나섰다. 현재, 본 협정에 대해 EU와 27개 EU 회원국들 중 22개 회원국이 서명한 상태이며, 다만 독일, 라트비아, 폴란드, 체코, 슬로바이카는 아직 서명하지 않은 상태다. 2008년 협상을 시작해 내년 5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었던 ACTA협정에 대해 미국, 캐나다, 호주, 한국, 일본 등 10여 개국은 이미 지난 해 10월 서명한 바 있다. ACTA협정은 디지털 콘텐츠의 무단 복제 및 유통을 예방하는 것이 취지지만,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가 저작권을 침해한 개인이나 회사의 정보를 저작권 소유자에게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법적 강제력은 강하다. 원래 무난하게 진행되어 왔던 ACTA협정 서명은 지난 달 26일 유럽의회의 ACTA협정 연락관이 반발해 사임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이후 대중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반대론자들이 급증해왔다. 급기야는 지난 12일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이 독일 공영 TV방송 ARD 프로그램에 출연해 본 협정이 저작권 보호와 인터넷 이용자의 기본적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협정 초안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본 협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유럽의회는 올 여름 초에 ACTA협정에 대한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며, 이에 대한 대중들의 거센 반발에 이어서 시민단체 및 인터넷 업체들까지 가세할 경우, 당초 예정된 것처럼 본 협정의 내년 5월 시행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유로저널 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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