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1948년 건국 이후 최초로 '국가부도' 선언
파키스탄도 IMF로부터 긴급 구제 금융을 받지 못하면 디폴트 불가피
스리랑카에서는 휘발유 가격이 작년 10월 이후 259%, 경유 가격이 231% 인상되었으나, 원유를 수입할 국가 예산이 없어 공급량이 부족해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사람들이 국가 경제 위기 속에서 유통업체 근처에서 가정용 가스 탱크, 가장 기본적인 교통수단 락사용 연료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Reuters/Dinuka Liyanawatte 전제>
스리랑카 정부가 5월 19일 7,800만 달러의 스리랑카 국채 이자에 대한 채무불이행을 발표하고, 1948년 건국 이후 처음으로 국가부도를 의미하는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하였다.
스리랑카는 이에 앞서 4월 초, IMF 구제금융 전까지 510억 달러 규모의 대외부채 상환을 미루겠다고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으며, 유예기간에도 상환하지 못해 이번에 최종부도를 발표하였다.
장기화한 코로나 19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외화벌이의 핵심사업인 관광업이 긴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 국가부도의 주요 원인이다.
이와 함께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중국의 일대일(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로 사업에 적극 참여하였다가 對중국 부채가 전체의 최대 20%가량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만성적인 외국환 문제로 인해 상승하던 인플레이션 현상은 스리랑카의 월 소비자 물가는 2월 17.5%, 3월 21.5%, 4월 33.8% 등 최근 7개월 연속 종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식자재는 전년동기대비 평균 46%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료, 의약품, 식품 등의 부족이 계속되는 등 민생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주유소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병원에서는 의약품이 없어 수술이나 치료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와중에 전국 곳곳에서는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지난 9∼10일에는 격렬한 시위와 폭동이 발생, 9명 이상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치기도 했다.
평가절하를 거듭하고 있는 스리랑카 통화는 5월 19일 미국 1달러에 360LKR로 3월 10일 254LKR 대비하여 가치가 30% 급락하였다.
스리랑카 정부는 IMF 구제금융을 애타게 요청하고 있으나, IMF는 채권단과의 채무 재조정, 구조조정 등을 선결과제로 요구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물론 인접 국가인 인도와 일대일로의 협력국인 중국에도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도 IMF 지원 못 받으면 '디폴트'
스리랑카에 이어 정치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황인 파키스탄도 국가부도에 빠질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부채의 늪에 빠진 신흥국들의 연쇄 부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파키스탄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입 물가 급등과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시행 여파로 채무 부담이 늘면서 디폴트 위기에 처하게 됐다. 파키스탄의 외환보유액은 현재 102억달러인데, 이는 향후 두 달 치의 연료와 가스, 의약품 등 수입품을 조달하는 데도 충분치 않은 수준이다. 정부 부채는 올해 초 기준 450억달러를 기록했다.
파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3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번 협상에서 IMF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디폴트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IMF는 협상 조건으로 파키스탄 정부가 보조금을 사용하면서 유가를 낮추는 정책을 폐기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현 정부는 이를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IMF의 협상이 타결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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