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행복> 속 황정민, 임수정 커플의 이색적인 데이트 장면이 화제다. 극중 요양원에서 만나 연인이 된 영수(황정민)와 은희(임수정)는 각각 간경변과 폐농양을 앓고 있는 환자 커플. 그들의 데이트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몰래 데이트’와, 사랑도 나누고 병도 치료하는 일석이조 ‘건강 데이트’가 바로 그것. 멜로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낭만적인 데이트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이 요양원 커플의 엉뚱하고 사랑스런 이색 데이트는 시사회 이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되고 있다.
환자끼리 사랑에 빠져선 안 된다는 요양원 원장(신신애)의 원내연애 금지령. 영수와 은희는 요양원 식구들의 눈을 피해 산책을 하는 척, 일을 거드는 척 몰래 데이트를 한다. 그러나 불쑥불쑥 데이트 현장을 급습하는 눈치 빠른 요양원 식구들 때문에 이들의 데이트는 번번이 007작전을 방불케 하며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주방에서 파를 다듬는 척 데이트를 즐기던 둘은 요양원 터줏대감 부남(김기천)이 들어와 오붓한 분위기를 의심하자, ‘은행에 다녀오겠다’고 차례로 일어서며 강렬한 눈빛 신호를 주고 받다 부남으로부터 “간경변 능력 좋네…”라는 놀림을 받는가 하면, 영수의 방에서 함께 밤을 보낸 다음 날 요양원 식구들이 은희를 찾으며 짓궂게 방문을 지키자, 졸지에 아침까지 굶고 방에 갇힌 신세가 돼 관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든다.
요양원 치료 프로그램인 건강체조는 영수-은희 커플이 가장 즐기는 웰빙 데이트법. 몸뻬와 추리닝 차림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동시에 팔을 휘젓는 우스꽝스런 동작을, 마치 커플 댄스라도 추듯 함께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 관객들의 미소와 탄성을 자아낸다. 또한 밀짚모자와 수건을 각각 머리에 둘러쓰고 경운기를 탄 두 사람이, 마치 오픈 스포츠카라도 탄 양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에선 관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촬영 당시 익숙치 않은 경운기를 운전하다 도랑에 빠질 뻔 하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던 황정민은 “전원일기 찍냐”며 볼멘 소리를 하다가도, 임수정이 머리에 쓴 수건으로 식은땀을 닦아주며 애교를 부리자 “내가 일용이니?”하고 농담을 즐기는 모습으로 돌변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한인신문 연예부
* eknews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11-04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