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진정한 가치동맹

by 유로저널 posted Jul 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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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진정한 가치동맹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내달 5일과 6일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지난 4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담한 데이어, 오는 9일 일본에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기간 중에도 만날 예정이다.

4개월 사이 3번째 만남이라면 양국 관계가 여간 긴밀한 사이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의 방한이 확정되기까지 석연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국 측의 거듭된 일방통행이 그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당초 7월 중 한국에 답방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미국 측은 지난달 25일 우리 측에 통보조차 하지 않은 채 방한 연기를 발표했다.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말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었다. 미국 측은 어떤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말 방한해, 부시 대통령의 내달 5,6일 방한 일정을 우리 측과

잠정 합의했다.

이번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데니스 와일더 선임보좌관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던 도중 방한 일정을

불쑥 공개해버렸다.

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는 양국의 합의 하에 동시에 공식발표하는 것이 외교 관례다.

그럼에도 미국측은 이를 무시해버렸다. 백악관은 이에 대해 한국 측에 사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약간의 사과가 있었다"면서 "아주 사소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사실 한국과 미국과의 외교관계에서 엇박자가 일어난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 대북 관계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미국의 일방적인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대북 식량 지원 문제에서부터 한미 공조가 과연 이루어지고 있느냐는 의문을 갖게 한다.

북한이 핵신고와 함께 냉각탑을 폭파하고 미국은 테러지원국 명단해제 절차에 들어갔으며  미국은

또 50만t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하고 이미 첫 배가 북한에 입항했다.

북핵 해결의 중대기로에서 미국과 북한이 2.13합의 이행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북핵해결 프로세스를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냉각탑 폭파를 참관하고 한국을 방문한 성김 미 국무부 과장은 부시 대통령 임기내에 비핵3단계

완수도 가능할 것이란 낙관론을 폈다.

  한.미공조를 강조해 왔던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북.미 핵협상의 진전을 한편으론 ‘긍정평가’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유감’이라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국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핵무기 신고가 빠진 핵신고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불만을 외교부 장관의 유감표명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가치동맹’을 확인했던 한.미관계의 이러한 엇박자는 임기가 끝나는 부시 대통령과 임기를 시작하는

이 대통령의 정세관의 차이에서 생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임기를 마칠 경우 핵확산의 오명을 쓸 수밖에 없다.

부시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북핵문제 해결에 집중해 외교적 유산으로 남기려 한다.

의혹으로 제기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과 시리아와의 핵협력설은 북?미간 비공개 양해각서로

우회하고 현안인 플루토늄 방식의 핵개발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이명박 정부는 ‘비핵개방 3000’ 구상을 내놓고 ‘선핵폐기’에 주력하고 있다.

남북관계도 이전 정부가 해온 방식에서 벗어나 상호주의를 내세웠다.

이명박 정부가 한.미공조를 그토록 강조했지만 지금은 김영삼 정부 때 사용되던 ‘통미봉남’이란 용어가

다시 등장했다는 사실은 양측에 근본적인 조율 자체가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정부의 대미 관계에 대한 시각이다.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나 서로의 구체적인 입장과 상호 조율없이 표면적인 명분에만 치중한

외교 관계는 제대로된 화음을 이룰 수 없다.

게다가 우리 외교부는 늘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늘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었다.

지난 노무현 정권 때 대미관계에 있어서 일방적으로 자주적인 목소리를 내려고 했던 것도 문제일 수 있지만

우리의 뚜렷한 이해관계와 주관없이 미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듯한 정책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가 간의 외교의 본질은 '주고받음'에 있지 '체면차리기'가 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부시대통령의 답방 문제에 있어 미국이 단순히 실수한 것인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양국 관계가 잦은 만남만큼 순조롭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쇠고기 파동이나 방위비 분담 등 현안에 대해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전술일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균형감을 잃고 한미동맹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미국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8월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한미동맹 미래비전'은 국가적 자존심을 살리면서 양국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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