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홀로아리랑
신라 지증왕 때 이사부가 울릉도를 복속시킨 이래 동쪽 끄트머리 섬 독도는 백두산과 함께
우리 민족의 상징이 되어 왔다.
울릉도와 독도를 분리하여 인식한 최초의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에 나온다.
강원도 울진군 소속의 두 섬은 화창한 날이면 서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일본측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기록의 진위에 의구심을 보였지만
얼마전 실제 울릉도에서 바라본 독도 사진이 공개되면서 거꾸로 일본측의 논리가 허구임이 드러났다.
그 뒤에도 우리 측의 기록은 착실히 쌓여왔다.
동국여지승람 첫 장에 있는 팔도지리지에도 두 섬을 기록해 놓았고, 일본에게 있어서는 희대의 사기꾼이자
우리 민족에게는 영웅인 (일개) 어부 안용복은 일본 대마도주를 찾아가 조선 외교관을 자처하며 일본 어부들이
독도에 오지 못하도록 할 것을 요구하였다.
근세에 들어와서도 독도를 우리 영토로 확실히 인지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은 무척 많다. 대한제국 고종 황제
는 100년 칙령 제 41호를 발표하여 독도는 대한제국의 공식 영토임을 밝혔고,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독도 침탈 의도를 미리 알아차려 1905년 시네마현 고시가 있기 1년 전 1904년에 먼저 한 번 더 우리 영토임을
정식으로 고시하였다.
일제가 세계 2차 대전에서 패망한 후 일본 영토를 확정하는 과정에서도 독도는 우리 영토로 인정을 받았다.
비록 정식 군정명령에는 이 조항이 빠져 일본에서는 이것이 독도가 한국의 영토가 아니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지만 억지부리는 것으로 따지자면 그네들이 한참 나가도 더 나갔다.
이제 슬슬 지겨워질만도 할 텐데 일본의 역대 정권은 한 해도 빠짐없이 독도와 관련한 분쟁과 망언을 일삼아
왔다.
근래 가장 아시아 지향적이라던 평가를 받던 후쿠도 총리마저도 '다케시마'를 언급할 정도면 그네들의
고질병이 한참 깊어도 너무 깊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그네들의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망언들이 사실은 가장 냉정한 외교전략 중 하나라는 것이다.
동북아시아 블록에서 차지하고 있는 확고한 경제적 패권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분쟁지역을 만들어 냄으로써
향후 있을 수 있는 국제분쟁조정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교과서에 공식 명칭을 게재하고 세계 각국의 공식 지도에 '다케시마'를 등록함으로써 몇 십 년 뒤에 있을
지도 모를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그 동안 무엇을 해 왔는가?
독도를 분쟁수역으로 만들어 버리면서 헐값에 중간수역으로 팔아버린 박정희 정권을 말할 것도 없고, 그 뒤
노무현 정권까지 30여 년 간 일본의 망언에는 항의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입단속과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해
왔다.
심지어 1996년에는 독도의 영유권과 관련한 한 학술단체의 성과물마저 외교적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면
서 기록보관소에 고이 모셔놓고 꺼내보지 않고 있다.
'실용외교'를 강조하며 등장한 이명박 정부는 '과거는 잊자'고 하다가 제대로 뒤통수 맞은 격이 되었다.
'대북퍼주기' 외교만 비난하다가 '독도퍼주기' 외교가 될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제대로 대응을 해야될 시기가 아니냐고 외치고 싶지만 경제 위기가 발목을 잡는다.
거기다 벌려 놓은 말이 너무 많아 수습하기도 쉽지 않다. 이명박 정부의 딜레마다.
우리 영토는 국회의원 몇 명이 달려가서 태극기 들고 외친다고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실효적 지배'란 우리끼리만 알고 있어서는 안된다.
공식적인 외교 채널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영토임을 전세계에 인식시킬 수 있는 일은 널리고 널렸다.
가장 고전적인 학술대회부터 세계적 관광지로의 적극적인 활용을 하는 방법 같은 것은
왜 고민조차 해보지 않는 걸까?
비용타령만 하다가는 대한민국 헌번 제 3 조의 영토 규정마저 이번 개헌 과정에서 고쳐야 할 지도 모른다.
진짜 부탁한다. 독도를 '제대로' 지켜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