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5일 토요일에 개최되는 2009년 한인축제(Korean Festival)가 이제 불과 일주일 가량을 남겨 놓고 있다. 지난 해에는 한인회가 정상화되지 못한 관계로 결국 한인축제가 개최되지 못하였으니, 올해 한인축제는 지난 2007년에 이어 2년 만에 돌아온 셈이다.
한인축제는 그 규모로 보나 상징성으로 보나, 영국은 물론 유럽 최대의 한인 축제이며, 한인사회 안팎으로 지켜보는 눈이 많다. 특히, 유럽 최대이자 유일한 한인타운이 뉴몰든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만큼, 뉴몰든이 속한 킹스톤 지역사회는 한인축제를 매년 눈여겨 봐왔다. 킹스톤 카운슬 같은 정부 관청이나 인근 지역사회에게는 한인축제가 재영한인들과 한인사회를 들여다보는 일종의 척도 역할을 해 왔고, 우리 한인들 역시 한인축제를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활용해 왔다.
한인축제는 비단 외국인들만을 위한 자리는 아니다.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살아가는 재영한인들도 생업에 종사하고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한 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는 바, 한인축제를 통해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하고, 타국 땅에서 살아가는 같은 한인들끼리 한 자리에 모이는, 그야말로 한인들의 잔치로써의 의미도 크다. 더욱이 살다보면 같은 한인들끼리도 이런 저런 일들로 다투고 갈등하기도 하는 법, 이런 자리를 통해 그 동안의 오해나 섭섭함을 해소하고, 화합과 발전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올해의 한인축제는 재영한인들에게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한 해 동안 한인회 문제로 어두웠던 한인사회의 분위기를 밝고 희망적인 그것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하며, 또 경기침체로 움츠러든 한인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선사할 수 있는 역할도 해야 한다. 지난 해 무산된 한인축제로 외국인들과 지역사회에서 끼친 실망과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해야 하며, 오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다문화 사회인 영국에서 재영한인들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의미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아름다운 결실로 맺어지기 위해서는 행사를 준비하는 한인회, 준비 책임자 몇 명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영국 땅에서 살아가는 재영한인 한 명, 한 명이 힘을 합쳐야 하며, 실질적인 도움은 물론, 실질적인 도움이 어렵다면 응원하는 마음이라도 보태야 할 것이다. 당장 주위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인축제에 대해 소개하고 홍보하는 것 만으로도 엄청난 힘이 될 수 있다. 뉴몰든, 킹스톤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외국인 한 명 씩만 초대해도 한인축제는 발 디딜 틈 없는 성황을 이룰 것이다.
시내에서 거주하는 유학생들이나 젊은층 역시 함께 공부하는 외국인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한국을 소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영국에서 마땅히 한국을 소개하고, 한국의 것들을 나누는 축제 성격의 행사가 없기에, 이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아 뉴몰든 한인타운도 구경시키고, 한인축제를 통해 한국을 마음껏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겠다.
한인축제의 결실은 한인회의 것도, 준비 책임자 몇 명의 것도 아니다. 바로 우리 재영한인 모두의 것이, 나아가서 한국의 것이 된다. 한인축제에서 한국 공연을 관람하고, 한국 음식을 맛보며 온 종일 한국을 체험한 외국인 한 명, 한 명이 훗날 한국과 우리 재영한인들에게는 훌륭한 보답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이 날 만큼은 우리 모두가 한국을 대표하여 영국을 찾은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으로 나라 알리기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전 유럽 한인대표신문 유로저널, 전 영국 한인대표신문 한인신문, ek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