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섹트 INTERSECT / 가로지르다 - 2
- 흙을 빚는 도예가들이 펼치는 예술의 세계 –
한국의 도예가, 한영실, 이은미, 홍순정이 형성한 그룹전이 독일 도예지, Neue Keramik–New Ceramics (neue-keramik.de), 2022년 5월호에 소개되었다.
"Forbidden Games“, 2017:
한 작가가 작품을 제작하면, 다음 작가가 자신의 의도대로 변형시켜 새롭게 제작하는 작업으로 처음과 마지막 작품이 같은 작가이다. 전시된 작품은 세 점이지만 과정에서 사라진 작품은 아홉 점이며 사진으로 기록되었다.
홍순정, „가벼운 시작: 가벼운 접촉, 여러 번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 의미 없는 반복적인 접촉은 나만의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에 또 다른 접촉이 시작된다. “
이은미, „비행: 무게에 짓눌려 스스로 떠오를 수 없는 땅의 자식들, 땅의 기억들, 이내 쭈그러지고 터져버릴 풍선을 타고 비상하다. 비로소 빛과 바람이 넘실거리는 허공으로 내디뎌 가려고 하는 곳, 가야 하는 이유도 잊은 채 오롯이 의지만 남아 떠돌다 산산이 부서져 파편이 되어, 먼지가 되어 아무 것도 아닌 무엇이 되어 아무도 알 수 없는 꽃의 비밀이 되어 속삭인다. 그렇게 무거운 것은 없다. “
한영실, “진술서: 무심코 행한 일의 유심한 의미, 의도하지 않은 지문이 날인된 진술서의 내용은 무효이다. 그러나 의도하지 않았다고 내가 살아오며 행한 의미/무의미한 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삶의 무게 또는 존재의 무게, 작업의 중압감, 흙의 물리적인 무게감...
인생의 모든 일들은 원하든, 원치 않든, 의미가 있든, 없든, 그것에 따른 결과가 반드시 있게 된다. 무의미도 의미이므로.”
홍순정, “또 다른 가벼운 시작: 여기에 쥐면 바스러질 것 같은 가벼운 것이 있다. 버려질 가벼운 것이 있다. 그냥 가져다 놓은 가벼운 것이 있다. 따뜻한 가벼운 것이 있다. 지나간 시간의 가벼운 것이 있다. 완성하지 못한 가벼운 것이 있다. 하얀 가벼운 것이 있다. 가벼운 것들이 있다. 더 더 더 가벼워지길 원하는 나”
"An Accidental Start “, 2019:
한영실, „뿌리의 질문: 생명을 구성하는 요소-물, 불, 바람, 흙 - 여기에 정신을 더해 인간을 이루는 구성 요소로 보았다. 작품의 사람은 각각 하나의 구성 요소를 상징한다.
나는 ‚나‘이전에 무엇이었을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나를 이루고 살게 하는 에너지, 바로 다섯의 요소들이 아닐까? 블랙홀과 같은 시간의 이전과 이후로 생명의 근원을 찾아 뿌리를 뻗는 (나) 장면이다.”
홍순정, „수세미 탐구: 수세미를 만든 실의 색은 단순하지만, 비율을 조금씩 달리하며 같은 듯 다른 수세미를 계속 만들었다. 그것은 조금씩 다른 일상의 모습과도 비슷하다. 엉성한 듯하지만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필요함을 넘치지 않는 가벼움이 나는 좋다. 수세미들은 부엌의 개수대에서 전시장의 공간으로 갔으며, 전시가 끝나면 부엌으로 돌아갈 것이다. 나의 작업과 일상이 구분 지어지지 않고 자유롭게 넘나들기를 바란다. “
"그 사이에서 나를 마주치다“, 2021:
“한국의 유명한 시 중에서, 이상의 ‚거울’ 과 윤동주의 ‚자화상’을 선택하였다. 나는 누구인가? 어딘 가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볼 때, 마주 서 있는 나는 어떠한 가? 작품은 6개월 동안 전시공간에서 제작하며, 워크샵 형식으로 진행된다. 전시장에 전시 제목을 붙이는 순간부터 떼어 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작업이다. ‚시‘에서 시작하여, 작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옮겨가고,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시간과 공간의 흐름,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에 따른 변화로 인해 계속 바뀌어 갈 것이다. 우리도 작업의 끝이 궁금하다. 이러한 시도는 누구보다 우리에게 흥미롭고, 과정을 보는 관람객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 “
이은미, „거울 또는 우물: 전시장 공간 자체를 투영할 대상으로 활용, 테이블 위에 씨앗만큼 작은 물질을 올려 놓는 것으로 시작. 전시장의 조명은 켜졌고, 나는 실타래를 허공에 던진다. 이곳은 나의 우물이자 거울이다. ‚실‘은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나의 작업과 공간을 잇는 일종의 촉수이다. 이 시간과 공간을 마주하며 그 속에서 나를 바라본다. 나는 매일 이곳에서 실 끝에 매달린 한 줌의 흙에 무엇인 가를 덧붙이고 씌워가며 의미를 부여한다. (이 과정은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 의미 붙이기가 끝나는 순간 아마도 무너질 것이다.) 이 작업은 나에 대한 부정과 긍정의 연속이다. 이전의 것에 무엇인가를 더해 덮어 버림으로써 부정하고, 그것을 속에 품고 감으로써 긍정한다 (공간성). 그것은 또한 되돌려지지 않는다는 잔혹함과 자비 사이에 놓여 나와 닮아간다 (시간성). “
홍순정, 작가는 소소한 일상용품을 워크샵 공간에 진열하였고, 관람객들은 하나를 선택하여 자신의 생각을 메모로 남겼다. 그것을 바탕으로 소품들이 제작되어 103개의 ‘일상용품-메모-작가의 작품’이 설치되었다. „관람객 103: 나는 6개월 동안 관람객들과 함께 어딘가로 떠났었다. 그리고 그곳에 작은 흔적들을 남겼다. 나와 관람객은 함께이기도 했으며 각자이기도 했다. 나와 관람객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으며 어디든 갈 수 있었고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며 아무곳도 갈 수 없었다. 나와 관람객은 서로 마주치기도 했으며 마주치지 못하기도 했다. 나와 또 다른 나 역시 서로 마주치기도 했으며 마주치지 못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희미한 흔적을 남기러 다시 어딘가로 떠날 준비를 한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없었다면 나는 어디도 가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관람객들께 감사드린다.”
2022년에는 세 사람의 개인전이 펼쳐지는데, 이은미의 „해부도”, 홍순정의 „관람객 103, 그후” 그리고 한영실로 이어지며, 헤이리 예술마을에 위치한 갤러리, Ponetive Space (ponetive.co.kr)에서 개최된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