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저널 323
사람을 그리는 화가들 2 - 마티스와 모딜리아니
앙리 마티스(Henry Matisse, 1869~1954)의 ‘춤1’은 처음에 예술사상 최고의 투자자 중 한 사람인 러시아의 컬렉터 세르게이 슈킨(Sergei Shchukin, 1854~1936)이 자신의 집에 걸기 위해 마티스에게 주문한 작품이었다.
세르게이 슈킨는 모네, 세잔, 피카소 등 동시대적 특히 아방가르드 작가들을 사랑했다. 그래서 마티스에게 총 38점의 작품을 의뢰했었다.
마티스와 슈킨은 1906년 파리 생 미셀의 마티스 아틀리에에서 처음 만났다. 이것은 마티스가 슈킨과 처음 만난 후 적은 회고록의 일부분이다.
“그는 벽에 걸린 정물화를 보고서는 이렇게 말했다. ‘전 이 작품을 살 겁니다. 하지만 먼저 이 작품과 며칠 함께 살아본 다음, 그래도 여전히 이 작품이 내 흥미를 끈다면 이 작품을 계속 가질 겁니다.’ 그가 내 작품을 계속 좋아해주었다는 건 내게 행운이었다. 내 작품이 그의 첫 번째 테스트를 잘 통과했나보다.” – 마티스 ‘회고록’
Henry Matisse, The Dance 2, 1910. ⓒ Hermitage Museum
태고적 인간들이 이 작품 속 남녀들처럼 꺼리김없이 나체로 흥겹게 춤을 추며 무언가를 축하하거나 의식을 치렀을 것 같다.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 ‘춤2’는 ‘춤1’보다 색감이 더욱 강력하고 움직임도 더욱 격렬하다.
사실 ‘춤1’은 ‘춤2’를 위한 습작이었다. 마티스가 ‘춤1’을 슈킨에게 미리 보여주고 작품 의뢰를 받기 위한 것이었을 거라고 미술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Henri Matisse. The Dance, Summer 1932 - April 1933. 2001.25.50a,b,c. © 2022 Succession H. Matisse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이것은 1930년 마티스가 미국을 여행하고 있었을 때, 반즈 재단(Barnes Foundation)의 총수인 앨버드 반즈(Albert Barnes)로부터 자신의 갤러리의 초승달 부분인 벽면을 채울 큰 그림을 요청받아 그린 것이다.
이 때 마티스는 자신의 작품들 중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었던 ‘춤’을 모티브로 삼아 프랑스 니스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큰 벽화를 그려본 적이 없었던 마티스는 사이즈 조정에 어려움을 겪었고 2번의 실패를 거듭했다.
Henri Matisse, The Unfinished Dance, 1931
이것은 니스의 마티스 작업실 벽에 있던 두 번째 작품을 복원한 작품이다.
Installation view of Henri Matisse’s The Dance (1932–33), at the Barnes Foundation’s Philadelphia location, 2012
마침내 완성된 세번 째 작품은 현재 필라델피아 반즈 재단의 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3. 모딜리아니
유태인 태생 이탈리아 작가 모딜리아니 (Amedeo Modigliani, 1884-1920)는 아프리카의 원시조각상에 영향을 받아 긴 목의 애수와 관능적인 여인상의 그림을 많이 그렸다. 특히 주위에 아는 사람이나 창녀들을 모델로 주로 초상화와 누드를 그렸다.
Amedeo Modigliani, PORTRAIT OF A WOMAN IN A BLACK TIE, 1917
그의 그림에 있는 사람들의 눈은 굉장히 특이하다. 까만 타이를 매고 있는 위 작품 속 여자의 눈도 윤곽만 있을 뿐 얼굴 색깔과 구별없이 그려져 있다.
모딜리아니는 사람의 눈이 영혼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 사람을 제대로 알 때까지 그 사람의 눈을 절대로 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그림 속 사람들의 눈은 눈동자 구분없이 한 색으로 표현되어 있거나, 텅 비어 있기도 하다.
Amedeo Modigliani, Girl in a Sailor's Blouse, 1918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이 작품 속 여인의 눈동자도 온통 푸르기만 하다. 우수에 찬 것 같으면서도 영혼의 속삼임을 담고 있는 신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마티스가 ‘춤’을 통해 인간의 자유로움과 삶의 환희를 표현했다면, 모딜리아니는 마치 그 사람의 영혼의 소리를 들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듯 인간의 신비함을 담아내고 있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블로그 : blog.daum.net/sam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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