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요금 미납으로 인한 전기와 가스 단전 증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기도 전인 작년부터 요금 미납으로 인한 전기와 가스 공급 중단 건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연방 네트워크청과 연방 카르텔 감독청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독일의 단전 건수는 약 235,000건으로 2% 증가했다. 그리고 가스의 경우 공급 중단이 12%까지 상승하며 약 27,000건에 이르렀다고 독일 공영방송 타게스샤우(Tagesschau)가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독일 전체 전기 고객의 약 0.4%, 가스 고객의 약 0.2%가 공급 중단으로 피해를 봤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증가세는 부분적으로 2020년부터 시작된 연체자들의 증가와 관련이 깊다. 코로나 사태로 재정난을 겪은 시민들에게 정부는 코로나 발생 첫 해에 일시적으로 지급 이행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주면서, 이들은 전기를 포함한 생활 필수 서비스 요금에 대한 지불을 연기할 수 있었다.
공급업체들의 상당 부분도 자발적으로 공급 중단을 미뤄주었다. 2020년 에너지 공급업체들은 요금 미납으로 인해 약 23만 명의 소비자들의 전기 공급을 중단했는데 이는 2019년에 비해 약 20% 줄어든 수치이다. 가스의 경우도 2019년에 비해 공급 중단 건수가 22% 감소했었다.
2021년에도 전기·가스 공급 업체 중 절반 가량이 자발적으로 공급 중단을 포기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급 이행 거부권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며 지불 미이행으로 인한 단전 건수가 상승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서는 전기와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데에는 엄격한 요건이 적용된다. 기본공급의 경우 납입이 2개월 연체, 100유로 이상인 경우에만 단전을 실시할 수 있다. 또한 월부금을 약정하지 않은 경우 지급 불이행액은 연간 예상 금액의 6분의 1 이상에 해당되어야 한다. 이는 이전에는 하한선이 없었던 가스 분야에서도 현재 적용되고 있다.
고객이 미수금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고객은 먼저 미수급이 포함된 청구서를 최종적으로 받게 되고 에너지 공급 중단은 단전 경고 이후 이르면 4주 내에 이루어진다. 또한 공급 업체는 공급 중단의 구체적인 날짜는 영업일 8일 전에 고객에게 공지해야 한다. 하지만 극한의 경우 공급 중단은 허용되지 않는데, 특히 소비자의 생명에 위협이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2022년 자료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에너지 비용 증가로 인해 더 많은 전기와 가스 이용 소비자들이 청구서를 연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러한 연체 증가는 궁극적으로 공급 중단의 증가로 이어지며 문제가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영리 컨설팅 회사 co2 온라인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 70평방미터 크기의 다세대 주택을 가스로 난방하는 경우 가격이 작년보다 67%까지, 즉 매년 550유로까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실시된 독일 공영방송 ARD 동향 조사에 따르면 독일인 3명 중 1명 이상이 다가오는 겨울에 에너지 요금에 대한 지불 문제를 예상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10억 유로의 보조금을 투입하여 전기 요금을 안정시키고 가스 가격 인상에 제동을 가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이자 가스 가격 위원회 위원장 베로니카 그림(Veronika Grimm)은 이 조치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그림 위원장은 풍케(Funke) 미디어그룹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영구적으로 종식함에 따라 가스 가격은 가격 상한선 제도에도 불구하고 LNG 가스 조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타게스샤우 전재>
독일 유로저널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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