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암ㆍ당뇨병 예방, 차는 정신 집중에서 우위
암 예방 커피 승(勝), 정신 집중 차 승(勝), 심장병 예방 무승부.
세계인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료는 물이고, 다음은 차, 커피 순이다. 전 세계인은 커피 1잔당 3잔의 차를 마시는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와 차 중 건강에 가장 이로운 음료로 세계 타이틀전이 열리면서 커피 4라운드, 차 2라운드 우세, 2라운드 무승부로 밝혀졌다.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커피 대(對) 차 스맥다운(Coffee vs. tea smackdown)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두 음료의 다양한 웰빙 효과를 복싱 라운드 방식으로 열거한 뒤 라운드별 승패를 정해 소개했다.
결과는 8라운드 중 커피가 4라운드, 차가 2라운드를 가져가고, 2라운드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제1 라운드의 ‘식이섬유 함량’에선 커피 우세로 평가했다. 커피엔 컵당 평균 1.1~1.8g의 식이섬유가 들어있으나, 차는 찻잎을 먹지 않는 한 식이섬유 보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커피의 식이섬유 함량은 비만ㆍ변비ㆍ대장암 예방을 돕는 식이섬유의 하루 섭취 권장량(25g)엔 크게 미달하지만, 1컵의 오렌지 주스(0.5g)보다는 많다.
제2 라운드의 ‘정신 집중’에선 차가 이겼다. 커피와 차의 카페인은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과다한 카페인은 초조함과 각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차엔 정신 집중을 돕기에 충분한 양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지만, 수면을 방해할 정도로 많지는 않다.
제3 라운드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도움’에선 커피의 손이 올라갔다. 커피와 차에 든 식물성 화합물인 폴리페놀은 만성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장내 미생물을 구성하는 유익균의 먹이가 된다. 커피엔 폴리페놀이 녹차보다 훨씬 더 많이 들어있다.
제4 라운드의 ‘심장병 위험 감소’에선 무승부였다. 커피와 차에 든 항산화 성분과 폴리페놀은 심장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차, 특히 녹차를 꾸준히 마시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간 개선된다. 카페인이 없는 커피(하루 2~4잔)를 마시는 것도 심장병 감소와 관련이 있다.
제5 라운드의 암 위험 감소에선 커피가 득점했다. 수년에 걸친 많은 연구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암 발병률이 낮다는 사실이 밝혀져서다. 여기엔 정기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거의 마시지 않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암 발병 위험이 13% 더 낮다는 메타 분석 연구결과도 포함된다. 정기적으로 커피를 마시면 대장암ㆍ전립선암ㆍ간암ㆍ자궁내막암ㆍ구강암ㆍ유방암 예방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차 섭취와 암 예방 사이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
제6 라운드의 ‘제2형(성인형) 당뇨병 예방’에서도 커피가 라운드를 가져갔다. 커피가 당뇨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증거가 차보다 더 많이 확보돼 있어서다. 100만명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포함하는 메타 분석 연구에서 매일 최대 4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거의 또는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25% 낮았다. 하루 최대 4잔의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사람의 위험도 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의 당뇨병 예방 효과는 커피에 풍부한 항산화 성분인 클로로젠산 덕분일 수 있다고 기사는 분석했다.
제7 라운드의 ‘스트레스 완화’에선 차가 이겼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 녹차나 홍차를 마시면 더 편안해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차, 특히 녹차와 홍차에서 발견되는 L-테아닌이란 물질 덕분일 수 있다.
제8 라운드의 ‘장수’에선 무승부를 기록했다. 커피와 차를 마시는 사람은 두 가지 음료 모두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산다. 14년 동안 50만명을 추적한 결과 매일 차를 두 잔 이상 마신 사람은 차를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연구 기간 사망 위험이 9~13% 낮았다. 17만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에 2.5~4.5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7년 동안 사망할 위험이 30% 낮았다. 커피를 설탕과 함께 마신 사람도 같은 혜택을 봤다.
한국 유로저널 김용대 의학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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