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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흑해를 통한 밀 수출을 가로막고 있어서 아프리카 전역의 가정들이 밀가루를 사는 데 45%를 더 지불하고 있다고 A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수치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2018∼2020년 밀 수요분의 44%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했다.
그러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대륙에서 밀값이 45% 오른 결과 모리타니의 쿠스쿠스(으깬 밀로 만든 북아프리카 음식)에서부터 콩고의 프라이드 도넛까지 더 비싸졌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자녀 11명에게 매일 빵을 만들어주는 아얀 하산 압디라흐만은 밀가룻값 지출이 수개월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소말리아의 경우 밀 수입분의 90% 이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한다.
카메룬 수도 야운데의 제빵업자 실베스터 아코는 빵 가격이 40% 뛰어오르자 하루 평균 손님이 300명에서 100명으로 줄어 직원 7명 중 3명을 내보냈다. 그는 밀 수입 부족 사태에 변화가 없으면 사업장 폐쇄까지 이를까봐 걱정이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겸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은 "아프리카는 생산이나 물류 체인에 대한 통제가 없고 전적으로 상황에 의존한다"고 말했다. 살 대통령은 가격 상승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풀면 식량과 비료 수출을 통해 식량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공을 서방측에 넘겼다.
그러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등 서구 관리들은 식량, 비료, 종자는 대러 제재 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밀 수입 부족과 함께 AfDB는 수입 비료 가격이 300% 치솟아 아프리카 식량 생산이 20%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AfDB는 15억 달러(약 1조8천600억 원)를 농부들에게 지원해 종자·비료 구매 등에 도움을 주는 한편 수입 비료 의존도를 줄일 계획이나, 이 같은 경제 전환은 수개월이 아닌 수년이 걸리는 사안이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대륙 동쪽 끝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 계속된 가뭄으로 1천300만 명이 심각한 기아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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