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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나 인권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제궁 고위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일반적인 인권에 관해 이야기하겠지만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배후에 있다는 의혹 속에 그와 만찬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치솟은 에너지 가격과 중동 지역에서의 식량난, 이란 핵 합의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만남이 필요하다고 두둔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8년 10월 카슈끄지 암살 후 처음으로 프랑스와 그리스 등 유럽연합(EU) 국가를 방문하자 인권단체들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비판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프랑스를 방문하더라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더라도 "그가 살인자일 뿐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엔 특별보고관으로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조사했던 칼라마르 총장은 "세계 정상 중 일부는 그 당시에 그를 역겨워하며 국제 사회에 다시 불러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는 점이 더욱 충격"이라고 덧붙였다.
베네딕트 젠느로 휴먼라이츠워치(HRW) 프랑스지부장은 트위터에 "카슈끄지를 잔인하게 살해한 무함마드 왕세자가 국제무대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마크롱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만남에 앞서 미국에서 활동하는 NGO '아랍 세계를 위한 민주주의'(DAWN) 등은 파리 사법당국에 무함마드 왕세자를 고문과 강제 실종을 공모한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 단체는 42쪽 분량의 고발장에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8년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카슈끄지를 고문하고 실종에 빠뜨린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