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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가 자주포2000(PzH 2000·사진) 100대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걸 허용했다. 이제까진 제3국을 통해 무기를 간접지원해왔는데, 직접 지원으로 정책을 바꾼 건지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제조사인 KMW가 자주포2000 100대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가 이끄는 연방경제·기후보호부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에 수출할 자주포2000 100대에 대한 제조허가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4월 KMW에 자주포2000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지 문의했고, KMW는 17억유로(약 2조3000억원)에 100대 납품을 제안한 바 있다.
KMW는 곧 자주포2000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언제 첫 납품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전체 물량을 납품하는 데엔 수 년이 걸릴 수 있다고 KMW는 내다봤다. 지상군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무기인 자주포2000은 155mm 주포로 40km 이상 거리까지 쏠 수 있는 중화기다. 1개 포대를 구성하는 6대가 화력을 집중할 경우 축구장 1곳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위력적이라고 한다.
독일은 게파르트 대공 장갑차 30대의 우크라이나 수출도 허가했다고 ZDF방송은 전했다.
독일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화기 판매를 허용한 것은 정책 노선이 변경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슈피겔은 지적했다. 독일 정부는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순번 교환 형식 등을 활용해 중화기와 복합 시스템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순번교환제는 다른 나토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이 설계한 중화기를 공급하면 독일이 대신 다른 중화기를 해당국에 공급하는 제도다. 독일 연방군이 자체 무기 부족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독일 방산업계가 우크라이나와 직접계약을 하는 데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