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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또 다시 몰도바를 향해 위협적인 메시지를 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몰도바 친러 분리주의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 내 주둔 중인 러시아군 안보를 위협하면 공격으로 간주한다고 경고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소련 붕괴 이후 몰도바에서 독립을 선언한 '미승인' 분리주의 지역이다. 러시아계 주민이 많고 러군 약 2000 병력이 주둔 중인 '잠재적 화약고' 가운데 하나다. 2008년 조지아 전쟁을 촉발한 '남오세티야'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의 구실이 된 '돈바스' 지역과 비슷한 성격이다.
올해 2월 24일부터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전장을 넓힐 경우 확전 가능성이 가장 크게 제기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4월 러시아군 고위 관계자가 한 공개 석상에서 "우크라이나 남부를 장악하면 크림반도에서 돈바스로의 육로를 잇는 데 더해,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진입로를 확보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달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우크라이나 접경지에서 포격이 발생하기도 했다.
몰도바 정부는 '평화유지'를 명목으로 주둔 중인 러시아 군대의 철수를 바란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니엘 보다 몰도바 외무부 대변인은 트란스트니스트리아 내 러시아어 사용인구를 포함한 모든 소수민족의 권리는 보장되며 평화적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트위터로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리 영토내 불법 주둔 중인 군대를 철수시킬 것을 촉구한다"며 "다른 접근법 관련 어떤 제안도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관련해 니쿠 포프스쿠 몰도바 외무장관이 현지 러시아 대사 대리를 소환할 것을 지시했다고도 전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 평화유지군이 (전 조지아 대통령 미하일) 사카쉬빌리로부터 공격받은 남오세티야 사건처럼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우리 군대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떤 행동도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란 점을 모두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지아는 사카쉬빌리 정부 시절이던 2008년 4월 우크라이나와 함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약속받은 뒤, 그해 8월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러 접경 남오세티야를 공격, '남오세티야 전쟁'을 일으켰다.
남오세티야 지역 분리주의 세력을 지원해온 러시아는 곧장 군대를 보냈고, 이에 분쟁이 '조지아 전쟁'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러 접경 분리주의 지역인 압하지야까지 영향을 미쳤다.
결국 두 지역에서 모두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분리주의 세력이 정부군을 물리치면서 조지아는 세 동강이 났다.
이 때부터 러시아는 조지아 영토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군사적으로 보호(주둔)'해 왔고,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남 일 같지 않은' 조지아 정부 역시 숨죽인 채 사태를 주시해 왔다.
옛 소련이던 조지아, 몰도바, 우크라이나 3국의 운명이 유사하게 흐르고 있는 셈이다.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은 2013년 임기를 마친 뒤 205년부터 1년여간 우크라이나 오데사 주지사를 지낸 이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