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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사진) 이사회 의장이 1일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추락사했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는 마가노프 의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그가 줄곧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해왔던 터라 일각에선 타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올해 사망한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만 마가노프 의장을 포함해 9명에 달하는 데다, 대부분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웠거나 최대 이권이 걸려 있는 에너지 사업에 몸담았던 인사라는 점에서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타스통신은 이날 “마가노프 의장이 모스크바 중앙임상병원 6층 창문에서 떨어져 죽었다”며 “심장질환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고 우울증약도 복용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정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자살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루크오일도 성명을 내고 “마가노프 의장이 심각한 질환으로 숨졌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깊은 유감”이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자살이 아닐 수도 있다”며 의문을 표했다. 그가 몸담았던 루크오일 이사회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극’이라고 칭하며 “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창업주인 바기트 알렉페로프 전 회장은 지난 4월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른 뒤 자리에서 물러났고, 마가노프 의장이 사실상 경영을 지휘해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 전인 2019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을 정도로 친정부 성향의 인물이었다.
영국 BBC는 그의 죽음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 러시아 에너지 올리가르히의 비정상적인 사망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사망한 올리가르히는 총 9명으로, 이 가운데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스프롬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물은 6명에 이른다. 지난 2월 가스프롬 재무담당 임원인 알렉산드르 튤라코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자택에서 목매 목숨을 끊었고, 4월엔 가스프롬 은행 자회사인 ‘가스프롬방크’ 부사장을 지낸 블라디슬라프 아바예프가 모스크바 아파트에서 아내와 딸을 살해한 뒤 권총 자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