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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남부 요충지 헤르손 수복 작전에서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를 끊는 성과를 내자, 러시아가 대규모 병력을 남부 전선으로 재배치하는 등 헤르손 쟁탈전이 치열해졌다.
28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 등 통신에 따르면 헤르손에서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폭격으로 남부 러시아 점령지와 도시를 잇는 안토노우스키 다리의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맞붙은 지역으로, 우크라이나는 이달 초 수복을 선언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안토노우스키 다리는 헤르손주를 가로지르는 드니프로 강에 2개뿐인 교량 중 하나이자, 헤르손 주도인 헤르손과 남부 러시아 점령지를 잇는 유일한 다리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0일에 이어 전날까지 두 차례에 걸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으로 공격한 끝에 교량을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영국 국방부와 정보 당국은 헤르손이 사실상 차단됐으며, 이에 따라 점령군 수천 명이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드니프로 강 서안의 러시아 제49군이 매우 취약한 상태"라며 "헤르손을 잃을 경우 러시아의 점령 작전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헤르손이 위기에 처하자 러시아군도 병력을 재배치하고 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 국방위원회 서기는 "러시아가 동원 가능한 최대 규모의 병력을 헤르손 방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러시아가 동부에서 남부로 병력을 대거 재배치하고 있다"며 "이는 공격에서 방어로 전술 변화"라고 말했다.
헤르손을 자국 영토로 편입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도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헤르손주 군민 합동정부 부수장 키릴 스트레모우소프는 "헤르손은 머지않아 신나치주의를 잊어버리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는 3월 헤르손을 점령한 후 친러시아 행정부를 수립하는 한편 이 지역에서 러시아 루블화를 쓰고 러시아 국영 매체만 접하도록 했다.
한편 러시아는 동부 도네츠크주의 부흘레히르스크 화력 발전소를 점령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