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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을 맞아 서울 모 초등학교의 교사가 담당 학급의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다 장애 학생을 상대로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 학생은 이후 여러 차례 자해 행동을 보여 전학을 간 상태다.
25일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모 사립초 2학년 담임 교사였던 A씨가 담당 학급의 장애 학생 하승민(가명·9)군을 수업 중 방치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등 정서적 학대를 저지른 의혹이 있다는 신고가 지난 18일 접수돼 서울경찰청이 아동학대 혐의로 수사에 들어갔다.
하군 부모에 따르면 A씨는 장애인의 날이었던 지난달 20일 담당 학급에서 발달장애 관련 영상을 교육 목적으로 보여주면서 “우리 반에도 장애인이 있다”, “육체적 장애가 아니라 정신적 장애를 가진 아이다” 등의 발언을 하군과 다른 학생들 앞에서 했다.
A씨의 발언 후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던 다른 학생들은 “장애인이 뭐야?”, “누구?” 등 의문을 표했고, 그 과정에서 하군이 장애인임이 특정됐다는 게 피해 학생 부모의 주장이다.
이 영상은 교육청에서 배포한 ‘장애이해교육’ 자료의 일부로,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유형 등을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하교한 하군은 벽에 머리를 여러 차례 찧으며 눈물을 흘리는 등 자해 행위를 보였다는 게 부모 측 전언이다. 소아 정신과에서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도 “선생님이 나를 미워한다”, “집에 가라고 했다” 등의 이야기도 반복해서 했다는 게 피해자 측 설명이다.
하군의 어머니 박모씨는 “장애인의 날 수업 이후 아이는 수시로 눈물을 흘리며 불안함을 표출하고, 등교를 거부했다”며 “친구들이 아이를 따돌리는 일도 그 이후에 시작됐다”고 전했다.
자폐 3급(경계선 지능 장애) 판정을 받은 하군의 부모는 일반 학교에서도 적응할 수 있다는 전문가 소견을 믿고 이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켰다. 1학년 담임 교사에 따르면 하군은 또래와 사귀면서 상대 집을 찾는 등 학교생활에 큰 문제 없이 적응했다. 1학년 때 같은반 학생 역시 하군을 ‘개성이 강한 친구’ 정도로 여겼으며, 하군이 자해 행동을 보인 적은 1번도 없었다는 게 작년 담임 교사의 전언이다.
장애인의 날 수업 후 같은반 친구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따돌리는 모습에 하군은 학교에서도 자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학생들은 하군이 있는 자리에서 “우리 반에서 누가 제일 이상해?”, “저리 가라” 등의 발언을 하며 배척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박씨는 “아이가 자해하는 모습을 본 다른 학생이 ‘승민이가 벽에 머리를 찧는다’고 A씨에게 보고했지만, 교사는 멀리서 ‘그만해’라는 말만 한 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하군의 부모는 학교 측과 협의 끝에 A씨와의 분리 조치, 1학년 담임 교사의 비정기적 수업 참여 및 조력 등의 대책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학교 측이 말을 바꿔 1학년 담임 교수의 조력 등이 배제됐고, 하군이 지속해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결국 전학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아이가 지난달 이후부터 극심한 트라우마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A씨는 아이를 수업 중 방치하고 이후에도 방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A씨와 학교 측은 장애인 교육 감수성에 심각한 결여가 있을 뿐 아니라 사건 후에도 약속을 무책임하게 파기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며 “이로 인해 어떤 상황에서도 보호돼야 할 장애 아동의 인권과 교육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A씨는 이미 병가를 냈고, 이번 학기는 쉰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사과조차 없었다”며 “관할 은평구청에도 학대 신고가 접수돼 아이를 상대로 실사를 나온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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