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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영국에서 리시 수낵 신임 총리의 내각이 출범했음에도 조기 총선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외신은 보수당 총리의 잇따른 실각과 총선 없는 취임으로 '민의를 반영한 지도자'에 대한 요구가 터져 나왔다고 분석했다.
수낵 총리가 취임한 지난 25일(현지 시각) 영국의 온라인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낵 총리가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5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지난 21일에는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63%에 달했다. 조기 총선에 반대하는 응답은 각각 29%와 23%에 그쳤다.
이 같은 여론의 불만은 영국의 정치 체제와도 관련이 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트러스 전 총리와 수낵 총리 모두 집권 정당인 보수당의 당원 투표를 통해 총리로 선출됐다. 보수당원의 수는 약 17만 명으로 6천 700만 명인 영국 인구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총선을 치르지 않은 인물이 두 번 연속 총리 자리에 오르면서 이들이 민의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역시 총선 없이 당내 경선으로 자리에 올랐지만, 2019년 조기 총선을 추진하며 보수당에 과반 의석을 80석이나 초과하는 압승을 안겼다. 영국 현행법상 차기 영국 총선은 2025년 1월 24일 이전에 실시돼야 한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보수당 실패의 12년을 지나, 영국 국민은 이 혼돈의 회전문보다 훨씬 나은 것을 누릴 권리가 있다"며 조기 총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보수당이 조기 총선론에 응답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20~21일 영국 더타임스가 유고브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내일 총선을 한다면 어느 당을 뽑겠느냐"라는 질문에 56%가 노동당을 택한 반면, 보수당을 택한 응답자는 19%에 그쳤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영국의 정치 체제와 땅에 떨어진 보수당 지지율은 총선에 대한 여론의 요구가 무시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냉소했다.
조기 총선 시 패색이 짙은 보수당으로선 수낵 총리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수낵 총리에 강하게 반대해온 이들도, 그가 수백 명의 보수당 의원들이 의석을 잃게 될 (조기) 총선을 피할 유일한 희망임은 인정한다"고 전했다. 영국 여론조사 기관 델타폴의 조 트와이맨은 폴리티코에 "(현 여론은) 보수당에 좋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노동당이 의회 과반을 차지하는 것도 보수당에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