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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를 대체할 가스 공급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다가오는 겨울 러시아가 가스를 차단할 가능성까지 보이면서 수세에 몰리고 있다.
최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올겨울 가스 수출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유럽 국가들은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겨울이 다가올수록 러시아의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수출 감소는 유럽이 가스 저장고를 채우지 못하게 막아 겨울철에 영향력을 높이려는 목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브레트 하베크 독일 경제부 장관도 에어쇼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상황을 볼 때 푸틴 대통령이 가스 공급을 더 큰 폭으로 줄일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현재 1단계 비상조치를 2단계로 격상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독일이 비상조치 2단계를 시행하면 에너지 기업들은 비용 증가분을 가정이나 기업에 전가할 수 있으며 가스 소비 감축을 위해 석탄 발전량을 늘릴 수 있게 된다.
전쟁 이전 유럽의 러시아 가스 의존도는 무려 40%였고, 현재도 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석탄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올 연말까지 원유 수입을 90% 줄이기로 합의했지만, 가스 금수 조치는 아직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도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유럽 가스 수요를 일부 담당했던 미국 텍사스 연안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폭발사고로 가스 수급은 더욱 어려워졌다.
한편 최근 연료 값이 급등한 그리스의 국영 방송에서 '휘발유를 훔치는 법'을 조언하는 듯한 뉴스를 내보내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2일 그리스 국영 TV 'ERT'의 한 기자는 아침 뉴스에서 시청자에게 자동차에서 휘발유를 빼내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굉장히 복잡한 것도 아닌 데다 특별한 튜브가 필요하지도 않다. 집에 있을 법한 흔한 호스면 된다"며 직접 시연까지 했다.
진행자가 시연한 후 자동차 수리공이 차의 연료 탱크를 대체해서 뚫어, 휘발유를 훔칠 수 있는 차체 내 부분들을 소개했다.
그리스 온라인 커뮤니티인 '루벤'에서는 이 동영상이 17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시청자들은 "휘발유 훔치는 팁까지 주는 방송이 제정신인가"라며 비난을 하기도 했다.
그리스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비상이 걸린 유럽 국가 중 한 곳이다. 아테네의 경우 휘발윳값이 L(리터)당 평균 2.42유로를 기록해 3월(2.04유로)보다 약 18% 올랐다. 도서 지역에서는 2.50유로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