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도예가를 위한 프레헨 도자공모전 – 2
Richard Bampipreis와 Frechener Keramikpreis의 수상작가, 허필수
리햐르트 밤피공모전은 독일의 현대도예가인 R. Bampi (1896-1965)를 기리며, 1969년에 시작된 공모전으로서 2022년에는 마이센 백자박물관에서 이루어졌고, 프레헤너 도자공모전은 도자박물관 케라미온의 주관 하에 개최되었다. 두 공모전은 독일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35세 이하의 젊은 작가들을 장려하는 행사로서, 독일 현대도예를 발전시키며 오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허필수는 위의 공모전에서 2등상과 특별상을 수상하였다. 그는 1993년에 한국에서 태어났고, 남서울 대학교, 공간조형디자인학과를 졸업한 (BFA 2018) 후에 독일의 코블렌츠 대학 내의 Institut für Künstlerische Keramik und Glas에서 도자를 전공하였다 (MFA 2022).
졸업작품
„겨울잠“: „깊은 숨을 들이쉬고 다음 숨이 필요해질 때까지 삶의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숨은 절대적인 생존에 필요하지만, 익숙하고 당연한 행위이다. 외부로부터 필요함을 내부로 받아들이고 불필요함을 외부로 내뱉는다. 외부의 상황에 따라 필요함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하거나 잠시 참을 수 있지만, 완전히 멈출 수 없다. ……
외부로부터의 불필요는 결국 내부에 점차 쌓이고, 더 이상 내부에서 교환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필요로 받아들여지는 긍정적인 욕구와 희망은 자기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필요와 불필요를 구분하지 못하고 계속된 행위에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다. ……
호흡을 아주 낮게 유지하여, 스스로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 지 인지해야 한다. 이는 마치 겨울잠과 비슷하다. 인간에게 겨울잠은 존재하지 않지만, 이는 명상적인 행위와 같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위한 준비 또는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
나의 주변환경에는 많은 장작더미들이 삶을 잃은 채 쌓여있다. 잘렸고 불타기를 기다리는 그들은 나에게 희생된 삶과 그들의 필요성이 남았음을 보여준다. 무엇을 쌓아둔다는 것은 준비를 뜻할 수 있는데, 과잉된 삶에서의 준비들은 무분별하고, 위태롭고, 목적이 없다. 마치 죽음의 탑 같다. 생존을 위해 멈출 수 없는 아슬아슬한 쌓음은 무너지거나 사용되어 사라지기까지 계속될 것이다. 나는 불안하고 불안정한 삶 속에서 주체적인 삶을 위해 스스로를 자연스러움에 맡기는 것을 희망한다.
주체적인 삶의 시작을 위해 겨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의 작업들은 나무라는 소재를 통해 이 이야기를 전달한다.“ – 허필수
밤피공모전
수상작: „빛바랜 흔적, 그건 최고의 해였다, 힘의 흉터, 아무 의미도 없다, 욕망의 기능“
„인간과 자연의 불가피성 관계에서 인간의 행동이 초래하는 주변모습을 다루고 있다.
파괴는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의 삶 속에 깊게 박혀 있다.
우리는 파괴를 고려하지 않고, 안정적이고 이상적인 삶을 만들고 싶어한다. 파괴되기 이전의 것들은 유일하고 특별하다.
매순간 새로운 자연의 우아함을 마주하지만, 이 또한 익숙해진다. 낯선 것에 대한 갈망이 없어지는데, 이는 파괴에 대한 경각심이다.
자연의 우아함은 파괴라는 틀 안에 갇힌다. 그러나 갇힘에 저항한다.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서 자세히 들여다 봐야한다. 대상을 깊게 들여다볼수록 더 이상 틀에 방해받지 않는다. 깊은 관찰은 다른 시간과 공간으로 끌어당길 것이고, 새로운 시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허필수
심사위원평: „허필수는 자신의 작품에서 오랜 전통으로 이어지는 조각과 회화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흙을 통해 이루어 내며, 두 분야의 어우러짐을 시도하고 있다. 그의 부조 작품에는 조각작품들이 품고 있는 공간의 힘이 담겨 있다. 액자처럼 보여지는 부분 역시 작품의 일부이다. 추상적이며 신비로운 형상들이 담긴 회화적인 작품의 표면은 삼차원적 공간으로서 투각, 음각, 양각이라는 문양의 표현 방법으로 형성되었고, 금속적으로 느껴지는 유약효과는 부드럽게 퍼져 나와 관람객들에게 경이로움을 일으켜 준다. 벽에 걸린 작품에서 느껴지는 장중함을 통해 우리는 작품이 담고 있는 작가의 생각과 더불어 흙이라는 물질이 자아내는 깊은 질감을 인식하게 된다.“
프레헤너 도자공모전
수상작: „그 목적없는 꿈“
„삶은 육체적인 기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혼 없는 삶으로 마지막 숨까지 존재한다. 그 인생은 파란 하늘을 꿈꿔왔지만, 이제 통제되지 않는 자아와 반복적인 일상생활의 영향을 받는 불확실한 희망으로 살고 있다. 불확실한 희망은 내면의 파괴를 숨기고, 스스로를 무감각하게 만든다. ……
불확실한 희망에 대한 준비, 도전은 정신적인 의지가 없는 순수한 육체적 활동일 뿐이다. ……
불에 탄 장작과도 같다. 이러한 장작들로 쌓여있기 때문에 이 준비는 위태롭고 불안정하다. 장작더미는 불확실하게 자아를 지탱하지만, 기능적으로도 보인다. 불에 탔지만, 장작더미로 쌓일 수 있다는 것은 영혼이 없는 사람인 상태에서 불확실한 희망을 갖는 것과 유사하다.
우리는 결국 재가 되는 장작과 비슷한 삶을 살 것이다. 재는 눈에 보이는 차이를 더 이상 갖고 있지 않지만, 이전의 삶을 근거로 하여 각기 다른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생명력은 몸과 마음에 대한 뚜렷한 희망을 기초로 이루어져야 한다.“ – 허필수
심사위원평: 케라미온 도자박물관의 넓은 공간에 둥근 형상으로 펼쳐져 설치된 허필수의 다양한 작품들은 음산한 분위기의 태고적인 느낌을 발산한다. 설치작품들 가운데에 놓인, 흙으로 빚어진 장작더미는 이미 불에 탄 형상이다. 흙과 불이 조화되어 형성된 결과물이 불에 탄 나무로 보인다는 역설적인 의미를 그의 작품에서 인식할 수 있다. 제단을 상징하는 듯한 장작더미 형상을 둘러싸고는 다양한 물체들이 놓여 있다. 사각형의 판, 움직임을 멈춘 듯해 보이는 생물의 창자나 뱀을 연상시키는 듯한 형태들, 불에 탄 통나무로 보이는 물체들이 침묵속에 설치되어 있다. 모든 형상들 주위에는 소성된 흙덩어리나 흙가루들이 흩뿌려져 물체들을 연결시킨다. 허필수의 설치작품은 실존적이고, 진지하며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삶의 유한성을 상징하는 소멸과 사람의 일생에서 고행과 경직의 과정을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 Dr. Peter Lodermeyer
이메일 Philsooheo@gmail.com
홈페이지 www.philsooheo.com
인스타그램 kunst_heo
Frechener Keramikpreis 2022
2022년 10월 20일 – 2023년 2월 26일
홈페이지keramion.de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