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차출설 한동훈,중도층 지지 못얻어 필패 높아
내년 총선에서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는 국민의힘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차출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지만, 중도층의 지지를 못얻어 필패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그동안 한 장관 차출론이 제기되고 있을 때마다 한 장관은 “지금은 업무에 집중할 때”라며 출마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의 행보가 이미 정치적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한 장관의 정계 진출은 그가 결정만 하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한 장관은 지난 7월의 경우만도 조선업계의 인력난이 심해지면서 외국인 노동자 허용을 위한 비자 발급을 늘리기로 한 뒤, 구태여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갈 필요가 없음에도 전남 영암에 있는 현대삼호중공업 조선소를 방문했다.
또한, 최근에는 법무부 장관의 업무와 거리가 먼 경제 문제 관련 영상을 게재했는 데 해당 영상 조회수는 100만회를 넘겼다.
이 영상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는 데다가 짧은 시간내에 조회수가 100만회를 넘겼다는 것은 그만큼 유료 홍보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민의힘에서는 사실상 내년 총선서 ‘얼굴’로 쓰겠다는 의도로 또다시 한 장관에게 정치에 참여하라며 손을 내밀고 있다.
한 장관의 출마지로 마포를 비롯해 동작, 강남 3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까지 예정지도 다양하다. 강남 3구를 제외하면 이른바 ‘국민의힘 험지’로 불리는 지역들이다.
하지만, 차기 총선서 선거를 총 지휘할만한 인물을 발굴하기도 쉽지 않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서는 한 장관이 서울 등 수도권 출마, 그것도 험지 출마로 당선 가능성이 낮아, 출마하는 순간 무덤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더 우세하다.
게다가, 국민의 힘 일각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는 지방선거와 대선을 모두 승리한 당 대표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데 반해 김기현 현재 대표는 존재감도 크지 않아
당내 얼굴 부재 사태로 내년 총선에서 지지율 30% 중반을 넘나드는 윤석열 대통령을 얼굴로 선거를 치르려고 한다는 말도 들린다.
이러다보니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한 장관을 연일 소환하면서 그의 존재감과 몸값이 줄곧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단식 중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황에 대해 “수사를 받던 피의자가 단식해서 자해한다고 사법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 “그러면(선례가 생기면) 앞으로 잡범들도 다 이렇게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엘리트 이미지와 속 시원한 발언으로 일찍부터 여의도 정가서 이미 주목받아왔다.
민주당의원들이 전체회의, 특정 현안서도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해 도무지 그를 이길 방법이 없어 늘 한 장관에게 밀리면서 제기한 의혹에 매번 되레 역풍을 맞기에 바빴다.
이 덕에 한 장관은 거대 야당의 공세를 비교적 잘 방어해내며 윤 대통령이 강조한 스타 장관 반열에 오를 수 있었고 보수층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대권주자까지 인식됐다.
이번 총선서도 국민의힘은 중도층이 30%를 넘는 현 시점에 한 장관을 통해 선거 전략으로 중도층 공략을 실행하겠다는 취지다.
한 장관은 차기 대권 지지도에서도 범여권 주자 중 1위를 독주 중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 장관이 윤석열정부의 2인자로 윤 대통령의 정치적 리스크를 함께 짊어져야 할 위치이기 때문로 오히려 윤 대통령이 한 장관의 약점이라는 시선과 함께 여러 비판이 나오기 시작하는 등 미묘하게 다른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만 상대하는 싸움이라면 적임자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지만, 중도층의 지지가 낮아 한 장관이 차출되더라도 쉽게 이기기 힘든 선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 장관은 정치 이력이 전무하다는 게 걸림돌인 만큼 정치권 일각에선 한 장관의 선대위원장 설도 제기되고 있다. 보통 총선 지휘는 중량감을 가진 인물이 맡기 마련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 등이 그런 존재였다. 한 장관의 정치 이력은 없지만, 인지도만큼은 이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한 장관의 선대위원장은 파격적일 수 있고 선거서 승리만 한다면 단숨에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
또한, 민주당의 86세대에 제대로 각을 세워가며 비교적 젊은 나이를 앞세워 세대교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문제는 한 장관이 총선을 진두지휘했다가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모든 책임은 한 장관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경우 치명상은 물론, 향후 정치적 행보까지 불투명해질 수 있다.
이처럼 한 장관은 보수층에게 믿을 맨으로 인식되며 차기 대선주자로까지 언급되고 있지만, 패배 시 국민의힘은 소중한 대권주자를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전쟁서 승리해야 한다. 이 대표는 성남FC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 요구 및 체포동의안 표결 등 최근 잇따라 위기 상황이다.
검찰을 완전한 ‘적’으로 돌렸고, 단식투쟁으로 윤석열정부와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한 장관 역시 이 대표를 자주 겨냥하고 나섰다. 이번 사법 전쟁서 패배할 경우 한 장관 역시 타격을 입는다.
민주당서 차기 총선 지휘를 이 대표가 맡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 장관과 총선 쟁탈전은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장관 차출론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한 장관은 많은 장점을 가졌지만, 대통령과 캐릭터가 많이 겹친다. 결국 윤 대통령이 소구할 수 있는 지지층과 중첩된다”며 “선거서 이기려면 밖에 있는 사람을 데리고 와야 하는데, 기존 지지자들 중 수도권, 중도, 청년층을 끌어올만한 인물에게 선거를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한 장관은 지난해 6월 미국 출장비 제출을 거부하다가 법원에서 패소했으며 검찰특활비 공개 부분에서 이미 치명상을 입고 있어 조선제일검서 점차 보수제일검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검찰특활비 공개 부분은 검찰 조직을 보호하는 동시에 윤 대통령의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감추려고 하고 있지만, 총선 출마 시에는 약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 장관은 중도층이 표심을 가르는 만큼 중도층을 확실히 포섭해야 한다는 게 선대위원장이 되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조직만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우클릭만 향하고 있어 중도층의 지지를 얻기가 어렵다.
지난 총선서 자유한국당이 패한 이유는 과도한 우클릭 탓이었다.
따라서, 최근 국민의힘 지지자들중에서 중도층 이탈이 심각해져 현 시점서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한다고 해도 중도층까지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 총선 필패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urojournal0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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