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9.19 군사합의는 유지되어야

by 편집부 posted Oct 3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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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9.19 군사합의는 유지되어야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채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남북은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기로 약속했다.

즉, 9.19 군사합의는 남북간 상호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체결됐던 합의서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합의 위반 행위를 지속하고 핵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5주년을 맞고 있는 9.19 군사합의가 존폐 기로에 섰다.

윤 대통령은 올해 1월 4일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3일 해병대 연평부대를 방문해 "9.19 군사합의는 장병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장할 수 없는 잘못된 합의"라면서 "잘못된 9.19 군사합의의 효력정지를 통해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도 한국만 지키고 북한은 지키지 않는 합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한의 위반행위 재발 시 효력 정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국방부가 최근 펴낸 ‘2022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이 9.19 군사합의 체결 이후 작년 말까지 명시적으로 합의를 위반한 사례가 17건에 달하지만, 대부분 윤석열 정권하에서 발생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무인기를 서울에 침투시킨 걸 계기로 충격을 받은 보수진영 내 폐기론이 커졌다.

하지만,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여부 등에 앞서, 해당 합의의 유지와 파기 중 어떠한 조치가 한국에 유리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

9.19남북 공동선언과 군사 합의 체결 이후, 그 이전과 이후 휴전선을 중심으로 한 국지전의 발발 건수를 살펴보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공동선언과 군사 합의가 남북 상호 간에 상당한 안전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 국방백서에 의하면, 2020년 11월 30일 집계 기준, 북한의 대남 침투·국지 도발과 관련하여 북한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건만의 국지 도발을 했다(북한군이 2020년 5월 중부전선 우리 측에 오판으로 감시초소를 향해 총격). 

이와 같은 수치는 군사 합의가 체결되기 이전인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군이 일으킨 국지 도발은 총 237건에 달했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군사 합의가 한국에 얼마나 큰 안정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남과 북은 상호 합의에 따라 남북 GP 11곳의 시범 철수, 공동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한강하구 민간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위한 공동 수로 조사 등 조치는 실현되었지만 이에 추가적인 모든 감시초소 철수, 자유항행, 공동 유해발굴까지는 아직 이어지진 못했다. ​

또한, 휴전이후 70여년동안 항상 불안 속에서 제한된 시간과 어장내에서만 어업 활동을 해왔던 백령도,대청도,연평도 등의 서해 5도서 어민들은 9.19  군사합의 결과로 밤늦도록, 훨씬 넓어진 어장에서 평화롭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고, 군사적으로도 서해상에서 단 한 건의 군사 충돌도 발생하지 않았다.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은 “정전 체제 70년간 비무장지대 일대에 무력 충돌이 5년간 유지된 적이 없었다”며 “남북군사합의의 실효성은 이미 입증됐다고 볼 수 있고 한반도 전쟁 방지를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말하면서  9.19 군사합의를 유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정부·군과 여당이 다시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을 계기로 남북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9·19 군사합의'를 폐기하려 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국감대책회의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감시·정찰 공백 때문에 기습공격에 성공했다”며 “우리도 (대북) 전략적 대응에서 안전성·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9·19 합의에 대한 효력 정지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에 이어 여당 지도부까지 사실상 군사합의 폐기에 힘을 실은 것이다.

9·19 합의가 저고도 정찰·감시가 조금 제한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군은 최첨단의 정찰기 등 중·고고도 정찰 수단이 감시하고 있어 문제가 없는 반면, 이러한 제한으로 한·미에 비해 정찰·감시 능력이 약한 북한이 이 합의로 인한 공백이 더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합의를 유지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더 크다.

한국이 먼저 합의를 허물어버리면 북한은 이를 구실로 족쇄 풀린 듯 합의를 위반할 것이고, 군사적 긴장은 더 올라가게 된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스라엘-하마스의 충돌은 적대하는 세력들간에 지속적으로 갈등을 부추기고, 위협을 확대해오면서 결국 충돌한 경우로 문제의 본질은 군사가 아니라 정치다.

대화와 협상을 통래 해결해야는 본질을 제쳐두고 군사적 수단에만 매달리는 건 더 큰 위험을 불러올 뿐이고, 세계 경제 10위권에 있는 한국만이 더 많은 피해를 당하게 된다.

한반도내 남북한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대북 정보력을 강화하고, 철저한 군사적 대비 태세가 필요함과 동시에 오인이나 고의 등에 의한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북한과의 소통과 상호 통제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9·19 군사합의를 파기해 긴장감을 높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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