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저널 366
요즘 예술 트렌드 - ‘올드머니(Old Money)’ 스타일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은 우리 몸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신체의 지각행위다. 우리의 원초적 욕망의 행위가 정교하고 구체적인 표현과정을 거쳐 미적행위가 되고, 이것이 미의 기술로 가공되어 하나의 예술작품이 된다. 재료와 방법에 따라서 조각, 문학작품, 무용, 시, 음악, 패션 등으로 나타난다.
2023년 가장 핫한 패션 트렌드는?
2023년도에 사람들 입을 가장 많이 오르내린 브랜드는 아마도 ‘더로우(The Row)’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렌스는 가방부터 코트까지 ‘더로우’를 입고 들고 다닌다. 한국에서도 블랙 핑크의 제니 등 셀럽들이, 그리고 우리나라 재벌 삼성의 이부진 사장도 ‘더로우’의 가방을 든다.
Jennifer Lawrence wore The Row Coat @ New York City June 28, 2023 (사진출처:Fashion Sizzle)
많은 한국 사람들이 ‘더로우’ 가방을 인터넷을 통해 직구를 한다고 하는데, 재고가 없어서 살 수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단순하다. 자세히 들여다보아도 가방에 로고도 하나 없는 것이 별로 특별한 게 없는 거 같아 보인다.
이런 ‘더로우’에 사람들은 왜 열광하는 것일까?
‘더로우’는 절제되고 클랙식한 것을 추구한다. 그래서 가방, 옷, 신발 등 모든 아이템들이 미니멀하다. 최대한 불필요한 디테일이 제거되어 그야말로 심플하다. 컬러조차 다양하지 않다. 내츄럴한 베이지, 브라운, 그리고 블랙 컬러가 기본이다.
그런데, 다른 점이 있다. 소재다.
‘더로우’의 흰 색 티셔츠는 그냥 다른 브랜드의 흰 색 티셔츠와는 좀 다르다. 실크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하얀 티셔츠는 너덜너덜하게 늘어나지 않는다. 물론 면 티셔츠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고퀄리티다. 또 ‘더로우’에서 많이 쓰는 소재는 캐시미어다. 이런 고급 소재 덕분에 ‘더로우’ 아이템들에 품위와 세련됨이 흘러넘친다.
하지만, 매 계절별로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는 다른 브랜드들과 비교하자면, 좀 지루한 면이 있을 수도 있다.
이 쯤되면 패션에 관심 좀 있는 사람들이라면 떠오르는 말이 있을 것 같다. ‘올드머니(Old Money)’.
‘올드머니(Old Money)’ 룩 (사진출처:Medium)
영국 왕실의 전 왕세자비 다이아나의 스타일과 같이 선조대부터 대대로 부자인 상류층을 뜻하는 ‘올드머니(Old Money)’, 소위 금수저들의 패션스타일 올드머니룩을 보면 ‘더로우’처럼 명품 로고나 요란한 패턴도 없고 화려함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클랙식하고 고급스럽다. 겉으로는 그렇게까지 부자인 티가 전혀 나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명품 장인이 한땀 한땀 떠서 만든 것들이다. 이런 올드머니룩 브랜드로 ‘랄프로렌’, ‘에르메스’, ‘로로피아나’, ‘막스마라’ 등이 있다.
Ralph Lauren 룩 (사진출처:The Impression)
이런 올드머니룩의 클래식한 고급스러움과 단정한 미니멀리즘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유행과 상관없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미술 트렌드는 뭘까?
런던에서는,
2023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2003년 아만다 샤프(Amanda Sharp)와 매튜 슬로버(Matthew Slotover)가 설립한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은 영국 런던에서 처음 열려 올해 20주년을 맞이해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런던 중심부에 있는 유서 깊은 왕실 공원 리젠트 파크(The Regent’s Park)에서 열렸다.
총 40개국에서 160개가 넘는 갤러리가 참여한 이번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은 프리즈 런던, 프리즈 마스터즈, 프리즈 스컬프처 총 3가지 섹션으로 나눠서, 위치도 리젠트 파크 남쪽, 동북쪽, 그리고 남동쪽으로 각기 달리 배치해 한 주에 걸쳐 미술 애호가들을 설레게 했다.
프리즈 런던은 실험적인 현대미술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프리즈 마스터즈는 고대부터 20세기 이르기까지의 방대한 예술을 보여줬다. 그리고 프리즈 스컬프처에서는 대형 조형물과 인터액티브한 현장 맞춤형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었다.
Sophie von Hellermann, installation view in Pilar Corrias Gallery’s booth at Frieze London, 2023.
PHOTO: MARK BLOWER. COURTESY OF PILAR CORRIAS GALLERY. (사진출처: Galerie)
우리나라의 PKM 갤러리에서도 프리즈 마스터즈에서 윤형근, 정찹섭의 작품을 선보였다.
Yun Hyong-keun, Burnt Umber ‘76, 1976 © Yun Seong-ryeol. Courtesy of PKM Gallery. (사진출처:Frieze)
윤형근(1928-2007) 작가는 우리나라 단색화를 대표하는 거장 중 한 명으로, 방탄소년단의 RM이 좋아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은 다른 단색화와 마찬가지로 거추장스러움이 없고 심플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깊이있고 묵직한 침묵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계의 ‘올드머니(Old Money)’ 룩에 대한 사람들의 오랜 애정처럼, 미니멀한 미술도 수 십년에 걸쳐 시간이 지나도 유행과 상관없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서양의 모노크롬과 비슷하면서도 동양의 철학을 담고 있는 우리나라 단색화 작품들의 인기를 이번 프리즈 런던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국제 갤러리에서 선 보인 얼마 전 작고한 작가 박서보(1931-2023)의 작품은 한화 약 6-7억원에, 하종현(1935-) 작가의 작품은 약 3억-3억 5천 만원에 거래됐다.
Ha Chong-Hyun, Conjunction 20-96, 2020 ©국제갤러리 (사진출처:Artsy)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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