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의 개혁신당, 기존 정당과는 차별화된 정치 보여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극단적인 적대 정치가 지속되면서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다보니 여론조사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이 20-30% 이상 나오고 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불통과 독선에 갇혀있고, 원내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무책임과 횡포의 굴레에 빠져있다. 두 정당 모두 상대를 악마화하고, 거친 말과 독설을 내뱉으며 강성 지지자들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하다.
이로인해 양보와 타협의 정치는 실종됐고 총선에서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만 횡행하고 있어 유권자들이 실망하고 있는 시점에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며 신당들이 우호죽순으로 창당되고 있다.
하지만, 강한 반감을 느껴 거대 양당에서 탈당한 그룹들이 모인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4개 세력이 '제 3 지대'라는 이름으로 만나 ‘개혁신당’으로 합당을 선언한 지 1 주일도 안되어 내홍에 빠져 버려 유권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서로 정치적 이질 집단들이 모여 당명과 지도체제를 놓고 난항을 겪던 통합협상은 '개혁신당' 통합 당명으로 하고,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체제로 합의를 이뤄내며 9일 통합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개혁신당 합류를 놓고 이준석 공동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가 마찰을 빚었고, 이준석 공동대표측에서 선거 정책 결정권 요구, 당 지도부 전원이 지역구에 출마하는 문제가 주요인이 되면서 합당 1주일도 채 안되어 내홍에 빠져 버렸다.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공동대표의 배우자로 전장연의 2022년 출퇴근길 지하철 불법적인 시위를 옹호해왔고, 스스로도 전장연 반성폭력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주요 직위를 역임했다고 밝혔다.
배 전 부대변인은 최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창당을 주도한 새로운미래에 입당했고,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합당 합의에 따라 개혁신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당시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해 이준석 공동 대표가 국민의힘 당 대표 당시 "비문명적" 비난했고, 이에 배 전 부대표가 당시 정의당에서 활동하면서 이를 ‘장애인 혐오로 몰고 있다"고 반격했었다.
이어 이 준석 공동대표는 " 전장연은 과거 이석기 의원 석방대회와 반미자주대회에도 참여한 단체인데, 왜 그 단체의 핵심 간부가 뜻하는 바를 펼치기 어려운 개혁신당에 들어오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지원하겠다고 인터뷰하면서 입당하겠다는 것인지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이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둘째로는 총선 승리를 위해 이준석 공동대표가 자신에게 전권을 달라고 요청한 총선정책결정권(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위임안)을 놓고 최근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가 맞붙었다가 19일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에 해당 안이 상정되자 고성이 오가는 끝에 이낙연 공동 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퇴장해버렸다.
이 두 사람의 퇴장 후 최고위원회는 이 안건을 의결해버려 갈등의 골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두 사람의 퇴장 후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정강·정책에 반하거나 해당 행위를 한 인사에 대한 입당 심사를 실시할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는 안을 의결해 최근 입당한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의 공천 배제 등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준석 공동대표는 배 전 부대표 공천 문제 등과 관련해 "법적 대표인 내 권한 내에서 공직 후보자 추천이나 당직 임명 등의 가능성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도 별도 알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하였다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며 "정권심판과 야당교체에 대한 국민의 여망과 제3지대 통합 정신을 깨뜨리는 어떠한 비민주적 절차와 내용에도 반대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제3지대 세력이 모인 개혁신당의 내홍을 두고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공동대표는 개혁신당 깃발 아래 다 모이니까 '나한테 흡수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선뜻 합당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러다 보니 자신들의 원래 정체성에 맞지 않는 사람들도 같이 섞여 들어온 것 아니냐"며 " 새로운 정치세력은 미래지향적 성격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 3지대를 보면 사실은 구정치인이 설치는 그런 판이 돼버린 것"이라고 이미 앞서 평가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처럼 스스로 '제3지대'라 부르는 '개혁신당'에 모인 인사들은 거대 양당에서 밀려난 인사들로, 이들과 구분되는 명확한 이념이나 정책을 갖추지 못했다. 거대 양당에 의해 대표되지 못하는 사회계급·계층이나 세력의 뒷받침도 없다.
거대 여야에 속하지 않았으니 형식상 '제3지대'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참여하는 현직 의원들은 모두 민주당 출신들로 내용적으로 기존 거대 정당들과 다를 것도 없어 보인다.
그나마 유권자들은 양당제의 이전투구를 수 십년동안 보아 오다보니 정치판에 진절머리가 나있는 터라 매우 다양한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는 '개혁신당'에 기대를 갖고 있어 그들 중 일부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충분했다.
반면, 2016년 총선처럼 국민의당이 출현하는 등 다당 구도가 성립되어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모두 두 거대 여당으로 되돌아 가는 모습을 경험했기에 개혁신당 또한 한국 정치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
또한, 추구하는 지향점이 서로 다른 당에서 탈당한 인사들과 양당의 전 대표들이 모여 당장 총선에서 앞 번호 받아 출마하고, 선관위 지원금 받아 챙기려는 것에는 성공할 지는 모르겠으나 , 이번 총선에서는 오히려 민의만 왜곡시키는 새로운 한국 정치판 미꾸라지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이질적 세력들이 양보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창출하는 과정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을 갖다보면, 양당 정치의 폐해에 진저리가 난 유권자들에게 또 실망만 안겨주게 된다.
'개혁신당'은 초심으로 돌아가 두 공동대표가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 양보하며 합당 정신을 구현해 갈 정치력을 발휘함으로써, 차별화된 새 정치를 보여줘야 중도 표심도 잡고 다당제를 출범시켜 한국 민주주의를 이끌어갈 수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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