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저널 371
– 예술 시장 대세 읽기
3. 대세 읽기
이런 ‘꾼’들의 움직임에는 어떤 패턴이 있는 걸까?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해서 유행으로 연결될 수 있는 걸까?
먼저 조안 미첼의 경우를 한 번 보자.
파리 플러스 파와 런던 프리즈가 열리기 바로 직전에 파리 루이비통 재단(Louis Vuitton Foundation)에서는 2022년 10월 5일에 시작해서 2023년 2월 27일까지 세계 미술계의 두 거장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와 조안 미첼 두 작가의 모네-미첼 (Monet-Mitchell) 특별전을 열었다.
당시 두 거장의 만남에 미술 팬들은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보였다.
Monet-Mitchell exhibition (사진출처: Boutiques de Musées)
위 포스터의 그림은 하나가 아니다. 왼쪽 그림은 모네의 수련 그림 중 하나이고, 오른쪽은 미첼의 추상화다.
Claude Monet, Water Lilies, 1916–1919 (사진출처:WikiArt)
그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자연에 생생한 붓터치를 가해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그런데, 하나로 보일만큼 이 들의 그림이 묘하게 닮아 있었다.
Joan Mitchell, Green Tree, 1976 (사진출처: Joan Mitchell Foundation)
이 두사람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다.
모네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후기 인상파 작가 중 한 명으로 거장 중의 거장이다. 그럼, 조안 미첼은? 그녀도 모네 못지 않게 거장이다. 시대가 다를 뿐이다. 미첼은 잭슨 폴록, 윌렘 드 쿠닝, 로스코 등 1세대 미국 추상표현주의 대가의 뒤를 이은 2세대 여성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렇게 거장인만큼 이들의 작품 가격도 만만찮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
조안 미첼의 작품은 보통 평균 16억원 이상으로 거래된다. 그녀의 1969년 작품 ‘블루베리’는 2018년 뉴욕에서 약 210억원에 낙찰됐다.
Joan Mitchell, Blueberry, 1969 (사진출처: Joan Mitchell Foundation)
자, 다시 예술 시장으로 돌아와 보자.
우리는 이렇게 이미 유명한 작가들의 전시가 열린 시기가 세계적인 미술 시장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예술 시장의 트렌드와 관련이 있나?
답부터 얘기하자면 그렇다!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도 가격이 많이 다르다. 또한, 유명한 작가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이들의 그림일지라도 미술 시장에서 늘 활발하게 거래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예를 들어보자.
미술을 잘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피카소는 누군지 알아요’라고 말할 정도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천재 예술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유명하다. 그렇다고 피카소의 그림이 늘 활발하게 미술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피카소의 그림은 미술 경매가격 1~3위 작품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2010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1억600만 달러에 낙찰되었던 '누드, 푸른 잎사귀와 흉상’은 현재 환율로 약 1379억 원이고, '파이프를 든 소년'은 1153억 원 정도이며, '고양이와 함께 있는 도라 마르'는 약 1054억 원이다. 그래서 피카소를 '세상에서 작품 값이 가장 비싼 화가'라고들 한다.
Pablo Picasso, Nude, Green Leaves, and Bust, 1932 (사진출처: Fine Art America)
이 그림은 미술 경매 가격 기록 2위에 오른 피카소의 ‘꿈’과 마찬가지로 피카소가 스물여덟 살 연하 애인 마리-테레즈 월터를 그린 작품이다.
이런 그림의 뒷 배경도 그림을 사고 파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진품이라는 걸 입증하는 증거나 마찬가지인 소장기록이 중요한 것과 같은 이유로 그림 속 이야기도 판매가에 크게 영향을 끼친다.
또한, 작품의 미술사적 가치도 판매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메일 : choijihye1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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