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저널 381
멘토를 찾아서 – 윤형근1
1.지칠 줄 모르는 한류의 인기
한국 드라마, 영화, 음악, 음식, 그리고 예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영국에서도 한류 문화 열풍을 느낄 수 있는데,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선승혜/이하 문화원)에서는 지난 5월 1일(수) 영국 중부 지역 셰필드(Sheffield)에서 “더 신나게”를 주제로 ‘셰필드 한국의 날(Korea Day in Sheffield)’ 축제를 개최했다. 영국 중부 지역 주민 약 400여 명이 참석해서, 한국어 영상대회, k-pop 및 태권도 시범, 다양한 한국문화 체험을 즐겼다.
K-Food (사진출처: Korean Embassy)
올해로 벌써 6회를 맞은 ‘셰필드 한국의 날’ 축제에 이어6월 1일에는 리버풀, 6월 8일에는 옥스퍼드, 그리고 6월 13일부터 14일에는 리즈에서 한국의 날이 예정되어 있다.
또한 요즘은 특히 한류 중에서도 한국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유럽에서는 한국의 근,현대 예술 작가들의 대규모 전시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뮤지엄(Metropolitan Museum of Art)에서는 2023년 10월 16일부터 2023년 11월 7일까지 한국 미술 전시관 개관 25주년을 기념하면서 ‘Lineages: Korean Art at The Met ‘전시를 개최했었다.
Lineages: Korean Art at The Met (사진출처:www.galleryhyundai.com)
이우환, 이승택, 그리고 서세옥을 대표로 내세워 선, 사물, 장소, 사람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통해12세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30여 점의 작품으로 한국 예술사를 선보였다.
Seung-taek Lee, Tied White Porcelain, Korea, 1979 (사진출처: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현재 4월 20일부터 11월 24일까지 열리고 있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도 '유영국:무한세계로의 여정’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미국 미술전문지 아트뉴스에서는 이번 전시를 ‘비엔날레 기간에 베니스에서 꼭 봐야할 전시 10선’ 중 하나로 꼽았다.
그리고 “유영국의 1960년대와 70년대 추상화는 빛나고 밝으며 매혹적인데, 대조적인 색면이 그들만의 기이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해외 미술평론가들의 호평과, '말이 없어지는 그림'이라는 관람객들의 리뷰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 RM의 소장품도 선보여 세계 아미들도 전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An installation view of "A Journey to the Infinite: Yoo Youngkuk" at Fondazione Querini Stampalia © Courtesy of Yoo Youngkuk Art Foundation (사진출처: The Korea Herald)
하지만, 이렇게 지칠 줄 모르고 치솟는 한류 문화의 인기도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다. 예술이든 음악이든, 음식, 패션이든간에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인기가 있었다가 없어졌다가 하기 때문이다.
유행, 경향 또는 트렌드는 한 사회의 어느 시점에서 특정 생각이나, 표현 방식, 그리고 제품 등이 그 사회에 침투해서 확산해 나가는 과정에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니까 유행은 갑작스럽고 빠르게 퍼지면서 일시적인 인기를 얻지만 곧 사라지는 것이다. 더구나 요즘은 SNS(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그것에 가속도가 붙어 더욱 빨리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2. 멘토
그렇다면, 이렇게 급변하는 현대의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현명하고 동시에 정신적으로나, 내면적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상대를 우리는 ‘멘토’라고 한다. '멘토'라는 단어는 ‘오디세이아(Odyssey)’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의 이름이 ‘멘토르’였던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런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멘토)이 스승 역할을 하여 지도와 조언으로 상대방의 실력과 잠재력을 향상시켜주는 것을 멘토링(Mentoring)이라고 한다.
복잡한 현대인의 삶에서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문제와 고민에 대해 자신의 분신처럼 격의 없이 의논할 수 있는 사람이자,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 즉 멘토가 더욱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아이돌 스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아이돌들이 셀 수도 없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돌 그들 자신들도 바뀌기 때문에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 쉽다. 젊은 그들에게 유용한 지식과 통찰과 전망 또는 지혜를 제공하고, 선지자로서 조언하고 격려하는 훌륭한 멘토가 있다면 어떨까?
3.나는 예술을 하기 전에 인간이 되고 싶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렸던 방탄소년단(BTS)의 리더인 RM(본명 김남준, 1994-)은 자신의 이런 고민의 답과 위로를 예술에서 찾았다.
RM은 코로나19 와 멤버들의 군 입대 등 그룹 활동의 전환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자신을 돌아보면서2022년 12월 첫 공식 솔로 앨범 <인디고>(Indigo)를 선보였다.
그가 음악을 시작한 지 15년만에 그리고, 자신의 20대의 마지막 달에 선보인 이 앨범의 <인디고>는 쪽빛, 남색이라는 뜻이다. 주로 청바지에서 많이 쓰이는 색으로 청춘을 뜻한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청바지와 데님 셔츠를 입은 모습과 함께 평소 자신이 존경하던 윤형근 작가의 작품 ‘청색’이 걸려진 사진을 올렸다.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과 미술을 함께 담아낸 것이다.
방탄소년단 RM 앨범 '인디고' 콘셉트 사진 (사진출처:SPOTV NEWS)
“팀 빠진 넌 사실 뭣도 아니야 너는 / 고속도로서 오솔길로 가려 해 너는”(‘윤’) “이 모든 명예가 이젠 멍에가 됐을 때 / 이 욕심을 제발 거둬가소서 (중략) 타는 불꽃에서 들꽃으로 / 소년에서 영원으로 / 나 이 황량한 들에 남으리”(리드 싱글 ‘들꽃놀이’)
화려한 인기를 얻었던 아이돌 스타이자 그저 20대 한 청년이기도 RM은 멤버들의 군입대 등 다양한 변화를 겪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런 그의 고독한 여정에 윤형근 작가의 그림은 그에게 위로와 답을 주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Yun Hyong Keun, Blue, 1972 (사진출처: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앨범의 첫 번째 곡 ‘Yun’은 RM이 윤형근 작가에게 헌정한 곡이다.
“나는 예술을 하기 전에 인간이 되고 싶어. 잔인한 세상이지만 내 몫도 있을 거야. 진정한 아름다움은 진정한 슬픔이니까.”
- RM의 ‘인디고’ 앨범 ‘윤’ -
‘들꽃놀이’에서는 “하늘에 솟아올라 화려하게 피어나지만 곧 사라지는 불꽃 대신 땅에 뿌리를 두고 조용히 피고 지며 영원히 대지를 뒤덮는 들꽃이 되겠다”라고 말한다.
RM은 방탄TV에서 “블루는 윤형근 작가의 시그니처가 나오기 직전 페인팅이에요. 마지막 습작 같은 페인팅이에요. 저는 아직도 저의 시그니처를 못 찾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 습작을 가져온 거죠”라고 자신이 이 작품을 앨범 커버로 사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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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계속…)
유로저널칼럼니스트, 아트컨설턴트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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