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과 국민의힘, 정치 책사 명태균에 '운명맡겨'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카톡 협박'에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연일 휘청이며 전혀 대응책을 못내놓고 정치적 운명을 의탁하고 있다.
명씨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의 밀접한 관계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김건희 여사와 정치권과의 대화가 기록되어 있는 캡처본이 2000개 이상 된다고 밝히면서 용산과 국민의힘을 밀어 붙였다.
자신을 공격하는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 홍준표 원희룡 김재원 등 여권 주요 정치인들을 향해서도 무차별 난사를 가했다. 급기야 명 씨는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공개하는 등 연이은 폭로로, '허풍쟁이 정치 브로커’라며 명씨를 애써 무시했던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입을 함구하고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명씨가 거의 매일 김건희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창을 공개하며 실세 책사임을 드러내자 , 명씨와 설전을 벌이며 고발 등을 외치며 으름짱을 놓았던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고발하지 않기로 하거나 침묵을 지키며 꼼짝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명씨는 <뉴스토마토>를 통해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과정에 김 여사의 측근인 M씨(나중에 명태균씨로 밝혀짐)가 개입했다는 주장을 남기는 것을 시작으로 나아가 자신이 지난 대선뿐 아니라 크고 작은 선거서도 여당 후보들의 책사로 활동했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개입한 당시 일정을 일부 밝혀 충격을 주었다.
▲2021년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당시 오세훈-안철수의 단일화 ▲2021년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이준석 전 대표 관련 여론조사 ▲2022년 제20대 윤석열 대선 캠프 등에서 자신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었다는 게 명씨의 주장이다.
▲2022년 제20대 대선 후보 토론에서 하태경 후보에게 홍준표 후보를 공격해 윤석열 후보가 유리해지도록 했다는 것
▲지난 7·23 전당대회 과정서 당시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도 만났고
▲ 홍준표 대구시장, 김재원 최고위원,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의 경선 및 공천 문제에도 자신이 개입했었다.
게다가 명씨가 20대 대통령선거 국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기 위해 수치를 조작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10월 15일 오전 뉴스토마토는 명 씨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을 보도했다.
2021년 9월 명 씨가 여론조사 실무를 담당했던 강혜경 씨에 전화를 걸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홍준표 현 대구시장보다 2~3%포인트(p) 높게 나오게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도록 지시했다는 통화녹음을 공개했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명 씨가 법적처벌을 피하기 힘들다.
명씨의 이어진 폭로에 연루된 것으로 지명된 홍준표 대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치인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강력 부인하고 나섰지만 결국에는 명씨의 재차 폭로가 있자 모두 함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 등 관계자들과도 설전을 주고 받으면서 악에 받친 명씨는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김 여사는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제가 난감 ㅠ”이라며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고 보냈다. 또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서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라며 “전 명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여론조사 꽃이 2024년10월 18일-1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44,284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응답한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임 )
질문내용
명태균씨가 김건희씨와 주고받은 카톡을 공개했다. 메세지에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지가 뭘 안다고'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메시지에 등장하는 오빠는 누구일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응답 결과
전체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응답이 65.1%, 김건희 친오빠일 것이라는 응답이 19.9%였고 잘모름은 15.1%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 18-29세(친오빠: 26.5%, 윤대통령: 58.5%)
▲ 30대 (친오빠: 18.5%, 윤대통령: 68.3%)
▲ 40대 (친오빠: 11.5%, 윤대통령: 82.1%)
▲ 50대 (친오빠: 12.6%, 윤대통령: 79.1%)
▲ 60대 (친오빠: 22.1%, 윤대통령: 60.6%)
▲ 70대+ (친오빠: 31.0%, 윤대통령: 35.0%)
직업별로 살펴보면
▲ 화이트칼라 (친오빠: 14.2%, 윤대통령: 76.7%)
▲ 블루칼라 (친오빠: 13.2%, 윤대통령: 72.4%)
▲ 자영업자 (친오빠: 22.0%, 윤대통령: 64.4%)
▲ 전업주부 (친오빠: 27.8%, 윤대통령: 56.0%)
▲ 학생 (친오빠: 30.5%, 윤대통령: 55.4%)
▲ 농임축어업 (친오빠: 26.4%, 윤대통령: 42.2%)
▲ 기타 (친오빠: 21.3%, 윤대통령: 54.1%)
▲ 은퇴 / 무직 (친오빠: 24.0%, 윤대통령: 40.5%)
이념별로 살펴보면
▲ 진보 (친오빠: 11.3%, 윤대통령: 82.2%)
▲ 중도 (친오빠: 20.2%, 윤대통령: 67.4%)
▲ 모름 (친오빠: 15.6%, 윤대통령: 48.8%)
▲ 보스 (친오빠: 32.6%, 윤대통령: 42.7%)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shkim@theeurojournal.com
이런 대화 내용을 올리면서 명씨는 김재원 최고 위원에게 " 너의 세 치 혀 때문에 보수가 또 망하는구나”라고 지적하면서 여권에서 누가 반발하면 언제든지 새로운 사실을 공개하겠다는 위협을 노골적으로 보였다.
명씨의 계속된 폭로에 보수 정치인들은 꼬리를 내린 모양새다. 홍 시장은 명씨에 대한 고발 방침을 취소했고, 김재 최고위원 역시 ‘침묵’이라는 간접적 행위를 통해 사실상 ‘유감’ 메시지를 내보냈다.
대통령실서도 명씨와 김 여사의 관계를 부인하지 않은 만큼 현재 김 최고위원보다 명씨 주장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일 폭로를 이어가겠다는 명씨가 다행히도 더이상 아무런 움직임이 없지만 보수진영에서는 ‘뭐가 나올지 모르니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명씨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안타까운 처지가 되었다.
야권에서는 김 여사와 명 씨의 카톡 메시지를 두고 공세의 강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10월 16일 “(카톡 대화의 오빠는 친오빠라는) 대통령실 해명이 맞다면 또 다른 비선 개입 아니겠냐. 거짓이라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명 씨 폭로전으로 김 여사의 국정농단 의혹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shkim@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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