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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이슈에 프랑스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 30억 유로 예산 요구

프랑스 전역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며, 약물 복종과 성폭력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매우 중요히 재고되고 있다. 

한인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성인지감수성에 대해 이야기가 많은 가운데, 프랑스에서 이러한 성폭력 및 성인지 문제에 대한 이슈에 대하여 새로운 법 재정 및 그에 따른 예산 요구가 발의되고 있다.

성폭력 피해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으며, 우리 사회 전체가 이를 인식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프랑스에서 벌어진 이번 시위가 주는 의미는 크다.

이번 시위는 특히 71세의 지젤 펠리코가 자신의 전 남편 도미니크 펠리코에게 약물로 복종당해 수십 명의 남성들에게 10년 동안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재판으로 이어지면서 촉발되었다. 

이 사건은 성폭력과 관련된 사회적 담론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 현지언론 France24와 AFP의 보도에 따르면 9월 14일 "수치심은 가해자의 몫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프랑스 전역에서 약 1만 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지젤 펠리코는 이번 재판에서 비공개 대신 공개 재판을 선택함으로써 "가해자가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성폭력에 맞선 연대의 물결

프랑스 전역에서 진행된 시위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했다. 파리에서는 약 1,000명의 시민들이 "우리는 모두 지젤이다", "가해자를 본다, 피해자를 믿는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대를 표했다. 렌, 니스, 클레르몽페랑 등지에서도 수백 명의 사람들이 같은 목소리를 냈다.

74세의 마르틴 라공은 지젤 펠리코의 얼굴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강간 문화를 끝내야 한다"며 이번 시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녀의 동반자인 제라르 에티엔은 "어떻게 한 사람이 여성을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대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21세의 사진작가 페드로 캄포스는 "이 사건은 일상 속의 가해자가 얼마나 많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하며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성폭력을 묵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성폭력과 약물 복종의 상징, '지젤 펠리코'

지젤 펠리코는 이번 사건을 통해 성폭력과 약물 복종 피해자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고, 재판의 비공개를 거부함으로써 피해자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고자 했다. 

벨기에의 그래픽 디자이너 알린 데신이 그린 지젤의 얼굴은 프랑스 전역의 시위 포스터에 등장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니스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한 드보라 푸아리에는 "나는 성폭력 피해자로서 이 자리에 나왔다. 모든 여성이 경험한 폭력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클레르몽페랑에서는 약 200명이 "지젤과 캐롤린을 지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연대했다.

법적 대책과 사회적 변화의 필요성

파리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여성재단 회장인 앤-세실 마일페르가 성폭력과 성차별적 폭력에 대한 포괄적인 법 제정을 촉구했다. 그녀는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형사 재판 판사들의 교육을 포함한 95가지 조치를 제안하며, 이를 위한 최소 30억 유로의 예산을 요구했다. 그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국가 예산의 0.5%만 할애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를 통해 법 제정 및 사회 인식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이는 한인 사회에서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젤 펠리코 사건이 보여주듯이, 가해자는 종종 평범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으며, 피해자들은 침묵을 강요당하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더 이상 침묵 속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시위의 목적이기도 하다. 

현재 진행 중인 지젤 펠리코 사건의 재판은 12월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지만, 주범 도미니크 펠리코의 건강 문제로 일시 중단된 상태이다.

프랑스 유로저널 정수진 기자 sjchung@theeuro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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