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IT 강국 대한민국,
재외동포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실력 발휘해
4.11 총선을 위해 유권자 등록을 마친 12만여명의 재외국민들의 선거가 3월 28일부터 4월 2일까지 치러졌다.
영주권자들은 정당만을 선택하는 비례대표제에만 투표가 실시되었고, 주재상사원들과 유학생들 및 그 가족 등
단기 체류자들(주민등록이 한국에 남아있는 자)에게는 비례대표제와 함께 지역구 의원들에게 투표를 했다.
선거를 치르기 전에 모 정당에서 예상하는 선거 참여자 수는 비록 유권자 등록이 12만 여명이라할 지라도 그 40%선을
약간 웃도는 5만여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았다.
우선,여기서 기자의 우려는 어떻게 이 12만명에게 투표용지가 전달될 수 있을까하는 우려였다.
국내에서 각종 선거를 해봤지만,이는 부재자 투표를 제외하고 지역 선거구 내 투표소에서만 했기에 투표 방식이
국내와 해외의 경우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유권자 등록 운동을 하면서도 향후 절차를 묻는 유권자들에게 등록을 마치면 투표용지 등 안내서가 집으로
갈 것이라고 대답한 적도 있었다.
국내에서 해외 선거인 개개인에게 우송을 하려면 일일이 투표용지를 담은 봉투를 최소한 1 인당 1 만원은 지급해야
EMS 등으로 보내질 것으로 예상되어 운송료, 투표용지와 인쇄비, 행정비 등 엄청난 비용이 불가피하겠구나하는 생각이
솔직히 머릿속에 가득했었다.
더군다나 모 정당의 예상처럼 40% 선 정도만 선거에 참여한다면, 누가 선거를 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참여치 않을
유권자 60%에게 까지 투표용지를 보내져야하는 일로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낭비가 되겠구나하는 안타까움도 역시 가득했었다.
특히, 영주권자들의 경우는 비례 대표제, 즉 정당에만 선거를 하기에 간단할 수도 있겠지만, 단기 체류자들은 자신들의
지역구가 각각 달라 투표용지도 모두 다를 수밖에 없어 분명히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막상 선거장에게 가서 지켜보니 'IT 강국 대한민국, 선거에서만은 선진국을 압도한다는 대한민국 선거관리위원회'의
실력이 한 눈에 펼쳐지면서 수 개월동안의 우려를 한방에 날려 버렸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이 'IT 강국, 선거 최고 선진국'답게 완벽하게 전자화 되어 있었다.
먼저, 신분 확인을 마친 후, 반복 선거 참여를 방지하기위해 지문확인기에 오른쪽 엄지 손가락을 대고 재확인한 후 선관위원이
접수 번호를 연결하자, 자신의 지역구 후보자 명단이 담긴 투표용지와 비례대표제 투표용지가 인쇄기로부터 단 수 초만에
쭈루룩 인쇄되어 나온 것이다.
물론 ,장기 체류자는 비례대표제 선거를 위한 투표용지만 나오게 된다.
이는 유권자 등록을 한 선거인이라도 선거 참여자들에게만 투표용지를 그 자리에서만 제공함으로써, 운송비 걱정은
정말 터무니없는 기우였을 뿐만 아니라, 선거 불참자들을 위한 낭비는 전혀 발생할 수가 없었다.
영국 선거에서 선거철이 되면 모든 유권자들에게 한 뭉큼의 투표용지가 우편으로 보내져,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을
위해서도 막대한 운송비와 투표용지가 사용되지만, 선거에 참여치 않는 사람들은 이를 곧바로 쓰레기 통에 던져 넣기에
비용은 물론 종이 낭비에 따른 환경 문제도 대두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선거, 특히 재외동포들이 해외 107개국 158개 공관에서 치러진 이번 첫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시스템의 전자화로 운송비 절약과 함께 종이마저 대폭 절약했으니 역시 '세계 최고의 IT 강국' 소리를 들을 만 하다.
말로만 듣던,기사로만 접해왔던 내 고국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전자 정부, 녹색 정부'라는 것을 한 눈에 인식시켜주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다시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같이 시스템이 최고의 수준으로 전자화된 것처럼 ,비록 이번 총선에서는 재외국민들의 유권자 수도, 선거 참여자 수도
저조했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대선에서만큼은 'IT강국' 못지 않는 선진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 데 더많은 재외국민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으로서 주인의 권리 행사, 즉 주권 행사는 결국 선거권을 행사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말을 강조할 필요도 없이.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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