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개월 이상 진행되어 온 드럭스토어 체인점 슈레커(Schlecker)의 파산절차가 그 마지막 희망을 접고 결국 영업점의 폐쇄로 이어지게 되었다.
회생을 위해 감수해야 할 위험이 너무도 크고 명백한 상황에서 어떠한 투자자도 이 부실기업을 인수할 의지를 나타내지 않아 1975년 창립 이후 거의 40년 가까이 유지되어 온 드럭스토어 제국은 결국 산산조각 나게 되었다. 지난 4개월여의 추가적인 손실에도 불구하고 형세를 관망하고 있던 채권자들이 상황을 종료시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사진 - Spiegel지 전재)
슈피겔(Spiegel)지를 통해 보도된 슈레커(Schlecker)의 미래는 외국의 자회사를 매각하고 독일 내의 자회사인 ‘Ihr Platz'와 ’Schlecker XL'에는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독일 내의 기업이 해산해야 하는 상황에서 ‘슈레커(Schlecker)’ 간판을 달고 영업하던 약 2800개의 지점 대다수가 문을 닫게 될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 약 13,200명 이상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게 된 데에는 창업자인 안톤 슈레커(Anton Schlecker)가 유지해 온 기업의 정책적 실착과 이미지 재고에 실패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상 지난 몇 년간 대규모의 부실경영은 각 지점의 낮은 평균 수익과 그에 비해 높은 비용을 무시한데 따른 결과였다. 상대적으로 DM이나 Rossmann과 같은 경쟁 업체가 더욱 크고 매력적인 매장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고 슈레커(Schlecker)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기에 이르렀다. 뒤늦게 리노베이션을 시작하였지만 이미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총 6000여개의 지점 중에서 겨우 400개의 영업점에만 투자가 이루어졌고, 그 마저도 파산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었다.
슈레커(Schlecker)를 회생시키기 위한 투자자가 쉽사리 나서지 못한 데에는 이러한 낙후된 영업점의 실태와 더불어 저임금으로 여성노동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좋지 않은 기업 이미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는 이미 지난 몇 년간 단체협약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고 있었지만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에는 실패하였다. 이는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에 비해 회생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해고 대상자의 퇴직금이 높게 산정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져 투자자의 관심도는 더욱 낮아져만 갔다. 또한 이미 해고된 직원의 퇴직금관련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슈레커(Schlecker)를 인수할 만한 투자자가 나타날리는 만무했다.
모든 실수에도 불구하고 안톤 슈레커(Anton Schlecker) 및 그의 일가는 그간 회사를 살리기 위해 투자한 손실 이외에는 더 이상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었고, 결국 가장 큰 희생은 수년간에 걸쳐 불합리한 임금에 맞서 싸워야 했던 해고 직원들이 감당하게 되었다.
독일 유로저널 이승현 기자
eurojournal21@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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