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화려한 외출 (2) 에어 쇼

by eknews posted Jun 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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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화려한 외출 (2) 에어 쇼


우리들이 올해 영국에서 만나자고 계획을 세웠을때는 오월 말에 영국여왕의 다이아몬드 주블리 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었다. 그저 언제 만나는 것이 좋을가를 말 하다가 그렇게 한 것이었는데, 매사가 너무도 멋있게 맞아 떨어졌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우리의 계획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은 아니어서, 열심히 준비한 문화행사를 취소 해야 했기에 마음이 조금 상해 있었다. 하지만 ‘나빠 보이는 일도 의로운 자에게는 오히려 좋게 바꿔 주신다!’ 라고 쓰여있는 성귀 처럼 우리가 그 실망스런 마음을 절망으로 만들고 싶어하지 않자, 뜻밖의 너무도 좋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우리가 뭐 특별한 사람들은 아니어도, 마음씨 좋고 앞으로 무엇인가 우리 고국과 세계의 인류에게 좋은 일을 하자는 꿈을 꾸고 있는 연약한 여인들의 모임인 것은 물론이지만…
평소에 문화행사를 한다고 할때 아직은 한국 문화에 낯설은 유럽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는 것이 자연스런 우리의 활동 중 하나 였지만 그 행사를 하지 못함으로, 주제가 문화이니 만큼 좀 더 넓은 문화의 경험, 특히 영국 특유의 문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화려한 티파티를 즐겼던 다음 날은 에어쇼가 벌어지는 날로, 평소에는 텅비어 한산해 보이던 해변 언덕이 온갖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북적 거렸다. 클라식 자동차를 갖은 사람들은 이 기회를 빌어 그들의 차를 자랑이나 하듯 잔디위에 나란히 진열해 놓고 있었으며 장갑차, 탱크등의 군용 전시물들도 여기저기 전시되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고, 또 평소에는 허락이 되지않는 이동 간이 음식점들도 바닷가 언덕위에 자리를 잡고 모처럼만의 몰려오는 손님들로 쾌재를 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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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동네에 산지 거의 20년이 되어 가면서 나는 눈을 감고도 이 언덕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져 있었는데, 모처럼 회원들과 거하는 호텔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정경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참, 항상 보는 것도 어느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일수 있다는 것이 절실히 느껴져 왔었다. 바다와 창공이 하나되는 아름다움을 파노라밐하게 볼수있는 발코니에서 아래의 빼곡히 모인 인파들을 보는 느낌이란 어떤 것인지, 이런 느낌은 언젠가 퓨라벤츄라 라는 섬의 가장 높은 산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보며 느낀 느낌과도 비슷했는데, 어쩌면 엘리자베스 여왕이 버킹감 궁정의 발코니에서 그 분의 60주년 강림을 축하하려 모여든 수십만 군중들을 바라보는 느낌이 이러했을까 라는 생각까지 들며 공연히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더욱이 우리가 즐겼던 그 공중 비행쇼는 십년전의 행사후 과중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다이아몬드 기념 축제를 위해 한것으로 근 삼십만 명의 시민들이 폭스톤 동네와 주변에 모여 이 행사에 참여했다는 보고가 있는데, 전체 영국의 한 곳에서만 벌여진 그 특별한 행사가 다른 지역도 아닌 내가 사는 동네에서 진행 되었고 우리 회원들이 그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도 우연이었을까?
너무도 즐거웠다. 공군들이 직선으로 창공을 뚫고 높이 올라가는 아찔함과 어지럽게 돌고 돌며 보여주는 스릴, 품어내는 빨강, 파랑, 하양 연기로 푸른 하늘에 그림을 그리며 아름다운 춤을 추듯 벌어지는 전투기와 다른 여러 비행기들의 행렬, 이곳에서의 비행쇼는 지난 6월 5일 엘리자베스 여왕이 함박웃음을 짖게하던 버킹감 궁전위를 나르던 공군들의 비행 보다 더욱 웅장하여 종류도 14가지나 되었다.
그날 그 높은 발코니에 모인 소박한 한국의 여인들은 마치 영국의 귀족 부인들이라도 된냥 공연히 가슴을 설내면서 영국기를 흔들고, 태극이 들어있는 한국의 부채도 창가에 진열해 놓고는 영국인 친구한테 배우며 직접 만든 스콘, 크림과 맛있는 잼으로 크림티를 즐기기도 했는데 이것 또한 우리의 글로벌 문화 상식과 경험을 넓혀주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우리의 행복감은 더욱 커지기만 했고 그러한 감사의 마음은, 즐기던 에어쇼를 마친 그 다음 날에도 놀라울 만큼 커다란 경험으로 계속 되었는데…


kyunh-hee.jpg 

박경희 비톤
아동교육 동화 작가
유로저널 칼럼리스트
www.childrensbooks.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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