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압박과 스트레스로 40대 남성 우울증 증가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가을을 탄다’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다. 계절을 막론하고 사회적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신도 모르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30~40대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마음의 병’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성인 10명 중 1명이 일생동안 한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우울증은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질병이면서도, 우울증 환자의 약 15%가 자살한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위험한 질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를 괴롭히는 세계 3대 질환’의 하나로 우울증을 선정, 2020년이 되면 우울증이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질환 중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 진료인원은 2005년 43만천명에서 2009년 50만8천명으로 약 7만3천명이 증가했고 연평균 약 1만8천명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우울증은 40세 이상의 중년 및 고령층에서 주로 나타났다. 2009년을 기준으로 50~59세가 19.6%로 가장 높았으며 ▲60~69세 18.1% ▲40~49세가 17.6%로, 40세 이상의 연령구간이 전체의 55.3%를 차지했다. 여성들은 임신, 분만, 폐경기를 겪는 동안 호르몬 변화로 인해 더 쉽게 우울증에 걸리는 반면 남성들은 명예퇴직, 감원 등 사회적 압박으로 우울증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자존심 때문에 치료받을 시기를 놓치거나 술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은 노르에피에프린이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제 기능을 못하게 돼 발생하는 것으로 남성의 우울증은 삶에 대한 회의나 자신에 대한 무가치감,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 생각, 혹은 외부 대상에게 표출하지 못하는 분노를 자신에게 돌림으로써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압박감이나 승진?명퇴에 대한 불안감 등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이외에도 성생활에서 장애가 오거나 성욕이 떨어지면서 남성으로서의 자신감도 결여되는 갱년기가 겹치게 되면 더욱 우울증이 심각하게 나타난다. 밤에는 잠들기 어렵거나 새벽에 깨면 다시 잠이 안 들어 흔히 밤을 꼬박 지새우는 수면장애가 있고 식욕이 떨어져 체중이 5kg이상 감소하기도 한다. 우울증이 심화되면 정상인에 비해 심근경색의 위험이 5배 이상 높으며, 사망률을 살펴봤을 때에도 정상인 보다 3배 이상 높다.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는 “우울증 자체만으로도 위험성은 심각하다. 초조, 후회, 죄책감, 절망감, 우울한 망상은 심한 경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 치료는 무엇보다 자살 예방을 위한 첫 단추가 될 수 있다. 실제로도 우울증 환자 3명 가운데 2명은 자살을 생각하고 그 중 10∼15%는 자살을 시도한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이어 이 교수는 “그중에서도 남성 우울증은 여성 우울증에 비해 자살 위험성이 무려 4배 높다. 자살 시도를 많이 하는 것은 여성 환자이나, 실제 자살에 이르는 경우는 남자가 훨씬 많기 때문에 남성 우울증은 더욱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 우울증에 걸린 남성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환자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비난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이다. 환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변인 모두에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 유로저널 이민규 기자 eurojournal02@eknew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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