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에 대한 논란 세계 각국의 국가는 사실 국민국가의 형성과 그 궤를 같이 한다. 네덜란드는 "빌헬무스 판 나소우베"와 "네덜란드인의 피에 끓는 것"의 2곡이 있는데, 전자는 수백 년 전부터 불려오던 민요로서 네덜란드의 빌헬무스왕의 원정담을 노래한 것이고, 후자는 1830년 벨기에와의 독립전쟁 때 H.토렌스가 지은 가사에 J.빌무스가 곡을 붙인 것이다. 미국의 "성조기"는 1814년 영국-미국전쟁 때 교섭을 위하여 영국 군함을 방문했던 F.S.키가, 요새에 휘날리고 있던 성조기를 보고 감격하여 지은 시에 영국의 J.S.스미스의 축배의 노래 "천국의 아나크레온"을 인용하였다. 이후 1918년 정식 국가로 제정되었다. 여기에 그 유명한 프랑스의 "라 마르세이유"까지 포함해놓고 보면 각국의 국가는 모두 국가적 동질성을 확인하면서 민족주의적 국민국가 형성을 위한 일종의 도구로 활용된 셈이다. 대한민국의 국가인 애국가가 처음 불려진 때는 1896년 11월 26일 독립문을 세울 때다. 윤치호 선생이 작사한 당시 가사는 현재와는 사뭇 다른 데다, 아일랜드의 민요 '올드 랭싸인'이라는 곡조에 맞춰 불렀으나 그 역사적 의미에서 보면 현재 애국가의 전신이라고 부르지 못할 정도는 아닌 셈이다. 이 애국가가 현대적 형태를 띤 것은 1936년 안익태 선생이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작곡한 곡조에 가사를 붙여 당시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이 부른 것이 최초다. 이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 국가로 준용되어 오다 지난 2010년 정식으로 법적 권위를 부여받게 되었다. 며칠 전, 부정경선 논란 등 온갖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했다고 한다. 그는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는 법으로 정한 국가가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신념이 사실관계마저 왜곡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기자들을 모아놓고 할 말은 더욱 아니다. 힘없는 민중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이라고 표를 던진 국민들을 황당하게 만드는 발언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것인데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리랑을 부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애국가를 부르면 쇄신이고 부르지 않으면 쇄신이 아닌가"라며 "이는 전체주의적인 발상이다.나는 그런 방식의 접근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발언 의도가 잘못 전달됐다는 해명도 있었지만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마저 포기한 무례한 발언이다. 그간 보여온 그의 성향으로 미루어 그러려니 했지만 설마 이 정도까지 작정하고 나오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 배지에는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애국가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국민과 애환을 함께 해온 국가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시위의 현장에서도, 국위를 만방에 떨친 자리에서도 태극기와 애국가는 함께 했다. 애국가는 물론 민족주의적 도구다. 그러나 이석기 의원의 논리에 따르면 결국 민족주의는 모두 전체주의로 매도되는 셈이다. 명백한 논리적 비약이다. 이러니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냐'는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석기 의원은 우선 자신의 발언에 대해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할 필요가 있다. 논란과 의혹의 장면마다 교묘하게 피해가는 행동은 비겁하다. 통합진보당도 당 차원에서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국민 앞에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현재 이석기 의원의 신변 문제와 관련한 주도권은 검찰 쪽으로 넘어가 있다. 당내 비례대표 부정경선 문제와 관련해 당원명부 확인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선거홍보비를 과도하게 계산하는 방법으로 국고지원금을 축냈다는 의혹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전남 교육감 선거뿐만 아니라 그에게 일감이 몰린 통진당 소속 지역구 의원 선거도 대상이라고 한다. 법과 원칙에 따라 객관적인 사실 그대로 조속한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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