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운명 가를 4가지 불씨가 9월 위기설 가능성
현재 유로존 국가들은 경기 침체 심화와 고용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지속적인 긴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업 급여 등 복지 지출이 늘어나는 반면, 경기 부진으로 세수는 줄어들어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주가와 국채 금리, 유로화 환율 추이를 보면, 유로존 금융시장은 경제 상황과는 달리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26일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발언 이후 조만간 파격적인 위기 대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조선일보 비즈를 통해 "6월 말 EU(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사항들에 대해 유로존 17개국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거나, ECB가 독일연방은행의 반대에 부딪혀 당초 약속과 달리 국채 매입에 나서지 못할 경우 일각에서 우려하는 '유로존 위기설'이 현실화될 수 있다. "고 전망했다. 김 전문위원은 특히 유로존 9월 위기설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4 가지 제시했다. ①그리스의 긴축안 마련 여부 그리스 정부는 2차 구제금융(1300억유로)의 1차 집행분(310억유로)을 받기 위해 늦어도 9월에는 115억유로의 긴축안(2014년까지)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공공부문 임금 및 연금 축소 등을 통해 75억유로를 감축하기로 합의했으나, 나머지 40억유로의 긴축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긴축을 위해 공공부문의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데, 공공노조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과 IMF(국제통화기금), EU 집행위원회 등 이른바 '트로이카'는 9월에 협상을 재개해 10월 8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구제금융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미 재정이 바닥나 있는 그리스 정부는 1~3개월짜리 초단기 정부채를 발행해 간신히 부도 위기를 면하고 있다. 만약 그리스 정부가 국내 여론과 정치권의 반발에 부딪혀 트로이카를 만족시킬 만한 긴축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가 다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②각국이 은행 감독 권한을 ECB에 이양할지 여부 은행 부실 확대로 인한 은행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은행의 자본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아일랜드와 스페인에서 볼 수 있듯이 은행 자본 확충에 정부 재정을 투입할 경우 재정 악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은행 위기와 재정 위기 간의 악순환 고리를 차단하기 위해 EU 정상들은 유럽안정화기구(ESM)가 은행 자본 확충을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또한 유럽안정화기구가 은행을 지원하는 대가로 각국 정부는 은행 감독 권한을 유럽중앙은행에 이양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유로존 17개국이 '은행동맹(banking union)'을 형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동맹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은행 감독 권한의 유럽중앙은행 이양 외에도 은행 구조조정 기구 및 공동 예금보호제도 등이 필요하다. EU 집행위는 1차 조치로 오는 9월 11일에 '은행 감독 권한의 통합'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중앙은행에 대한 은행 감독 권한의 이양은 유럽안정화기구가 은행 지원에 나서기 위한 전제 조건인데, 유로존의 은행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2012년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없어 상대적으로 쉬운 과제로 평가된다. 하지만,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유럽중앙은행 기존 역할과의 상충 문제, 유럽중앙은행의 은행 감독 경험과 인력 부족에 따른 혼란 가능성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③9월 12일 독일 헌법재판소의 ESM 위헌 여부 판결 현재 독일의 정치 지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당보다 헌법재판소라고 할 수 있다. 메르켈 총리는 신(新)재정협약 비준 등 중요 정책 결정에서 야당인 사민당의 지지를 받아왔기 때문에 의회 비준이 비교적 용이했다. 하지만, 재정 취약국에 대한 재정 지원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헌법 소원을 제기함에 따라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독일의 재정 위기 대응에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메르켈 정부는 유럽안정화기구의 출범이 독일 상하원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인되었으므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만약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럽안정화기구 출범을 위헌으로 판결할 경우엔 이 기구에 대한 독일의 재정 투입이 불가능해지므로 이 기구를 중심으로 한 모든 시장 안정화 대책은 무의미해진다. 이는 독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유로존이 파국을 맞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④네덜란드 총선 결과도 주목 9월 12일에 치러지는 네덜란드 총선도 유로존 위기의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독일과 더불어 유럽 재정위기 대응 과정에서 중요한 '돈줄' 역할을 해왔던 네덜란드도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긴축과 남유럽 재정 지원을 반대하는 정치 세력이 급부상하고 있다. 네덜란드 총선에서 '반(反)긴축-구제금융 지원'을 표방하는 사회당이 제1당이 될 경우에는 위기 대응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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