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고의 부자로 알려진 베르나르 아르노 LVMH 그룹 회장이 탈세를 위해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부자증세안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8일, 벨기에 대표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라 리브르 벨지크(La Libre Belgique)에 따르면 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프랑스-벨기에 이중국적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신문은 지난 1981년 아르노 회장이 미국으로 3년간 조세 피난을 갔던 전적을 인용하며 이번 이중국적 신청이 프랑스의 과도한 세금을 피하기 위한 절차라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가자 아르노 회장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프랑스-벨기에 이중국적 신청은 벨기에 측 사업 확장과 고용창출을 위한 것이며 조세 피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아르노 회장은 계속 프랑스에 머물면서 프랑스 조세법을 따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우파인 대중운동연합(UMP) 대표 후보로 나선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는 "어리석은 결정이 나은 놀라운 결과"라고 말하며 프랑수아 올랑드의 부자증세안을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명품 루이뷔똥으로 유명한 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자산 규모가 410억 달러로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의해 세계에서 네 번째 억만장자로 평가됐으며 프랑스는 물론 유럽 내에서 최고의 부자로 인정받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100일 앞둔 지난 1월에 발표한 ‘프랑스를 위한 60가지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공약집에서 프랑수아 올랑드는
연소득 15만 유로 이상의 고소득자에게 45%의 세금을 물리고 대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축소하여 2013년까지 290억 유로의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확보된 재정으로 6만 명의 교사를 더 채용하고 수만 개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쓰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며칠 뒤에는 연봉 1백만 유로 이상의 고소득자들에 최고 75%의 세금을 물리겠다는 강경안을 추가로 발표해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자신의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당시 프랑스 대표 일간지인 르 몽드는 "올랑드의 계획은 정의를 다시 세우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일이다."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처럼 과도한 부자증세가 부유층의 국외 이주 사태를 재현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실제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난
5월 11일, 르 파리지앙의 보도를 따르면 프랑스를 떠나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이웃 나라인 벨기에와 스위스, 영국
등지로의 이주를 원하는 고소득층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벨기에 브뤼셀의 조세전문 변호사인 디디에 그레고아르는 이틀 사이에 벨기에로의 조세 피난을 원하는 신청서류가 15건이나 접수됐다고 밝혔다. 신청자 대부분은 프랑스의 고소득층으로 이들은 브뤼셀 내 프랑스인 밀집
거주지역인 익셀과 유켈 등지로의 이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다. 이 두 지역은 탈리스 열차를 통해 프랑스와의
왕래가 편리하고 프랑스 학교 등이 많아 오래전부터 프랑스 부유층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곳으로 현재 8천여 명의 프랑스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제네바의 조세전문 변호사인 필립 케넬 또한 최근 프랑스와 국경을 나누고
있는 레만 호수 인근으로의 이주를 문의하는 신청서류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인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유명 인사인 야닉 노아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부자증세안을 적극 지지한 바 있다.
지난 5월 20일, 프랑스 일요신문(JDD)과의 인터뷰에서
야닉 노아는 "75%의 세금은 많은 액수다. 하지만 이것도 충분하지 않다. 대중의 사랑으로 벌어들인 소득은 대중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라고 말하며 "75%의 세율에 만족하고 당연히 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야닉 노아는 지난 1983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테니스대회 롤랑-갸로스
오픈에서 프랑스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1991년부터는 인기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천사로도 잘 알려졌다.
야닉 노아는 여론조사 기관인 Ifop이 매년 벌이는 설문조사에서 지난 2011년까지 8년 동안 프랑스인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최고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웨덴으로 부자들에게 최고 56.5%의 세율이 적용되며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은 47.5%를 적용하고 있다. 올랑드의 공약이 적용되면 프랑스는 유럽에서 최고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된다.
유로저널 프랑스지사
오세견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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