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거세와 성범죄

by eknews posted Sep 10,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은 뇌 가운데 시상하부에서 시작되는 복잡한 호르몬 분비 과정을 통해 
생성된다. 

또다른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의 밸런스 차이에 의해 남성과 여성의 특징적 행동과 외양을 결정하게 된다.

특히 남성에게 테스토스테론은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결정적인 기전을 하기 때문에 '남성호르몬'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따라서 이런 호르몬 생성의 기전만 차단시킨다면 남성의 성충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작용을 하는 대표적인 약물이 루프론이다.

원래 말기 전립선암 치료제로 사용되었던 루프론은 호르몬 생성의 최초 단계인 시상하부에 작용함으로써 
강력한 남성호르몬 억제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생물학적 특성 때문에 미국 10개주, 덴마크, 스웨덴, 캐나다 등지에서 일명 '화학적 거세'의 
시행수단으로 널리 사용 중이다. 

그러나 약물 투여를 멈추면 테스토스테론이 다시 분비되어 성욕이 되살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반복 투약
해야 하며, 투약 초기에는 일종의 백드래프트 작용에 의해 일시적으로 성적 충동이 강해지는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장기간 투약시에는 심혈관계 이상, 고열, 두통 우울증 증의 증세가 발생하기 한다.

이런 화학적 거세는 의료적으로는 1944년 처음 시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 중에서도 아동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는 미국의 경우 1996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
 입법화됐고, 유럽 여러 나라와 이스라엘 러시아 등에서도 입법이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2000년 들어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이 증가하다가 2008년 조두순이 8세 여아를 
성폭행해 평생 불구로 만든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화학적 거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범죄의 잔혹성에도 불구하고 범인의 형량이 겨우 12년에 그친 판결에 대해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이후 정부는 '아동성폭력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성범죄자 신상 정보를 공개하고, 
2010년 6월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이 통과돼 지난 5월 최초로 화학적 거세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이런 점진적인 개선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의문이다.

지난달 30일 잠자던 초등생을 이불째 납치해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범인은 피해자의 어머니와 잘 알고 지내던 이웃집 사람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다행히 사건 발생 3일만에 범인이 검거되어 추가 피해는 막을 수 있었지만 이미 피해 아동은 
심신 모두에 심각한 상처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이런 끔찍한 일들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근본적으로는 우리 국가가 성범죄에 대해 지속적인 정책적 이슈로 대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이벤트성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의 상세한 실태조사도 없었고, 정부대책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시도조차 없었다. 

인력과 예산의 과감한 투자 대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미봉책만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정치권도 도찐개찐이다. 

끔찍한 성폭행사건이 발생하면 정치인은 경쟁하듯 일단 법부터 급조해 놓지만 실효성 확보를 위한 
사전 검증과 사후 제도적 지원은 거의 없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성범죄 대책은 실효성 자체가 검증되지 않은 것이다.

또 경찰은 과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지도 의문이다. 

집회시위 관리나 국가적 경호경비에는 면밀한 분석과 사전준비를 하면서 여성과 아이 등 국민의 안전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고 있다는 비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화성 여성실종사건 처리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경찰력의 무력감은 지금도 여전하다.

이러한 비극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대책이 필요하다. 

근원적으로는 이러한 성범죄자들이 생성되지 않도록 사회적인 안전망을 촘촘하게 설치하는 것이 
첫 번째다. 

또한 정부와 경찰은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질게 아니라 국민의 안전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사법기관 역시 남성과 술, 성에 관대했던 지난 구태를 버리고 가장 강력한 처벌을 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이 사법적 기반을 만들어 놓고 국민의 생각을 듣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성범죄 대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기초는 성에 대한 건강한 사회인식에 있다.
유로저널광고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