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첫 국무장관에 임명되고,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의 제임스 존스(65)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구도로 짜이면서 오바마 내각이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외교안보 이념의 토대는 진보적으로,인사는 실용적인 중도우파로 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바마 당선자는 지난 20일 힐러리에게 전화를 걸어,힐러리가 국무장관직 수락조건으로 제시했던 국무부 인사권과 대통령에 대한 직접 보고권을 약속함으로써,'힐러리 외교'에 재량권을 준 것이다.
경험을 중시한 오바마의 외교안보팀 인선은 새 행정부의 외교가 미국의 국가이익을 중시하는 중도우파적이고 초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을 시사한다고 뉴욕 타임스 분석을 인용해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오바마와 힐러리 모두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정책에 반대되는 '다자주의적이고 공세적인 외교'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큰 맥락에서 차이가 없어,많은 전문가들은 힐러리가 오바마의 외교정책을 수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와 아프간전에 전력을 집중하는 문제에 이견이 없다. 힐러리 역시 최고위층일 필요는 없지만 이란과의 직접외교를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 특히 힐러리로선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의 미완 과제인 중동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좀더 적극적인 외교를 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핵 문제를 두고서도 6자 회담 틀의 유용성을 지지하면서 북한과의 직접 대화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전제조건 없는 정상회담'에는 반대한다. 오바마도 요즘은 '신중한 준비 과정을 거친 정상회담' 쪽으로 후퇴한 상태다. 힐러리의 좀더 현실주의적이고 실용주의적인 외교정책은 오바마가 희망하는 의회의 초당적 지지를 얻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와 민주당 내에서 힐러리가 차지하는 위상과 정치적 영향력이 다른 각료들과는 다르며 자신의 라이벌’힐러리 의원을 포용함으로써 워싱턴 정치 기반이 미약한 오바마에게는 집권 초기 행정부를 강화하는 성격을 띠게 되었다.
또한,힐러리 국무장관 카드는 2012년 오바마 재선 가도의 잠재적 경쟁자인 힐러리를 워싱턴 정치에서 떼어내려는 정치적 고려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 배경이 무엇이든, 오바마와 힐러리의 관계가 집권 초 오바마 행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등장했다.
유로저널 국제부